테크레시피

파킨슨병 조기 진단 가능해질까

영화 백투더퓨처에서 주인공을 맡은 배우 마이클 J폭스는 29세에 손떨림이나 보행 곤란 등 운동 장애를 나타내는 파킨슨병으로 진단받았다. 이런 그가 파킨슨병 연구 지원을 위해 시작한 마이클 J폭스 파킨슨병 리서치 재단이 지원하는 연구팀이 파킨슨병 조기 진단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브레이크 스루(break through)를 발표했다.

파킨슨병은 뇌 내 도파민 분비 세포 퇴행이 주요 원인으로 보이는 진행성 신경퇴행성 질환이며 일부 원인 유전자가 확인됐지만 많은 경우 유전자에 관계없이 발병한다고 한다. 수십 년에 걸쳐 서서히 병증이 진행되지만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지금까지처럼 생활을 보낼 수 있는 기간을 연장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에 파킨슨병 조기 진단은 많은 잠재적 환자를 구할 수 있다.

이런 파킨슨병의 병리학적 특징으로 확인된 게 뇌에서 알파-시누클레인이라는 단백질의 비정상적인 축적이다. 이전 연구에서도 환자로부터 채취한 샘플 중 알파-시누클레인을 증폭해 측정하는 알파-시누클레인 시드 증폭 분석(α-synuclein seed amplification assay)이라는 방법으로 파킨슨병 환자를 확인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대규모 피험자를 포함한 상세 연구는 수행되지 않았다.

따라서 재단이 자금 지원을 하는 PPMI(Parkinson’s Progression Markers Initiative) 연구팀은 피험자 1,123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를 실시했다. 피험자는 이미 파킨슨병으로 진단받은 사람이나 파킨슨병이 아닌 건강한 사람 외에 파킨슨병과 관련한 GBA 또는 LRRK2 2가지 유전자 변이 중 하나를 가진 사람을 포함하고 있다. 또 파킨슨병 초기 징후인 수면 장애나 후각 장애를 갖고 있지만 손떨림 등 운동 장애는 보이지 않고 파킨슨병이라고 진단되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연구팀은 뇌와 척수를 감싸는 뇌척수액을 피험자로부터 채취해 알파-시누클레인 시드 증폭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알파-시누클레인 시드 증폭 분석은 88% 높은 감도와 96% 특이도로 파킨슨병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별할 수 있는 걸 확인했다.

또 파킨슨병 발병률을 높이는 유전적 요인이 없었던 환자에선 93%에서 알파-시누클레인 시드 증폭 분석이 양성이었지만 GBA를 가진 사람 양성률은 96%, LRRK2에선 68%로 유전자 변이 종류에 따라 변동이 보였다고 한다. 한편 LRRK2를 보유하고 있지만 파킨슨병 징후가 보이지 않던 피험자에서는 양성률이 9%, LRRK2에선 7%에 그쳤다.

그 밖에도 파킨슨병으로 진단되지 않은 초기 징후가 보이는 피험자도 대부분 양성이며 그 중에서도 후각 상실을 보고한 초기 징후를 가진 피험자에선 89%, 렘수면 행동 장애를 가진 피험자에선 85%가 양성을 보였다고 한다. 후각 상실은 알파-시누클레인 시드 증폭 분석에서 양성을 나타내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예측 인자이며 후각이 손실된 파킨슨병 환자는 97% 양성을 보였지만 후각을 상실하지 않은 파킨슨병 환자 양성률은 63%였다.

연구팀은 후각 감소는 파킨슨병의 강한 예측 인자로 여겨지지만 이번 연구에선 알파-시누클레인 시드 증폭 분석이 양성이더라도 후각이 저하되지 않은 사람을 확인한 점에 주목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는 알파-시누클레인 병변이 후각 저하가 측정 가능하기 전부터 존재할 수 있다는 걸 나타낸다고 밝혔다. 또 파킨슨병 병태를 나타내는 효과적인 바이오마커를 확인하는 건 파킨슨병 치료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환자마다 최적의 치료법을 특정, 임상시험 신속화가 가능해질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암프리온(Amprion)은 알파-시누클레인 시드 증폭 분석 도구를 상용화하고 있어 의사는 파킨슨병 진단에 사용할 수 있다. 마이클 J폭스는 자신도 무엇보다 파킨슨병 환자로 이 결과를 받아들이고 싶다며 획기적 성과에 깊이 감동했고 여기까지 노력해준 연구자 등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