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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블랙홀 이미지를 촬영했을까

지난 4월 10일(현지시간) 인류 역사상 첫 블랙홀 사진이 공개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동시에 이 사진을 찍는데 기여한 한 여성 과학자도 시선을 모았다. 바로 MIT 출신 컴퓨터 과학자인 케이티 보우만(Katie Bouman). 그녀는 블랙홀 촬영 방법을 위한 알고리즘을 고안했다. 그녀는 MIT 대학원생 시절인 2017년 TED를 통해 이미 이 같은 내용을 소개한 바 있다.

보우만은 먼저 영화 인터스텔라 얘기를 꺼내면서 영화 속에선 초대형 블랙홀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데 영화 속에선 밝은 가스를 배경으로 블랙홀의 엄청난 중력이 빛을 고리 모양으로 휘어지게 한다고 말한다. 물론 이건 실제 사진은 아니다. 예술적 해석을 가미해 CG로 표현한 결과물일 뿐인 것.

100년 전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일반상대성이론을 처음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 일반상대성이론을 뒷받침할 증거를 제시했지만 단 하나, 블랙홀만은 직접 관찰한 적이 없다. 블랙홀의 생김새에 대한 아이디어는 나왔지만 누구도 직접 블랙홀을 찍어본 적은 없었던 것이다.

블랙홀은 주위에 고온 플라즈마가 중력을 가하는 렌즈가 생겨서 빛의 고리가 생길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블랙홀은 밝은 물질을 배경으로 그림자를 생성해 어둠의 영역을 조각해낸다. 밝은 고리 중력은 상당히 강해져 빛조차 벗어날 수 없는 블랙홀의 지평선을 드러내게 된다. 아인슈타인의 방정식은 이 고리 크기와 모양을 예측한다. 이 사진을 찍는 건 역사상 의미 뿐 아니라 이 방정식이 블랙홀 주위 극한 상태에서도 유지된다는 걸 입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문제는 거리다. 회절이라는 현상 탓에 볼 수 있는 작은 물체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이 방정식에 따르면 작은 물질을 보려면 망원경은 크게 만들어야 한다. 블랙홀을 보려고 크기를 계산해보면 지구 크기 망원경이 필요하다는 걸 알 수 있다.

물론 지구 크기 단일 접시 망원경을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 이벤트 호라이즌 망원경(Event Horizon Telescope)은 바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적인 공동 작업이었다. 전 세계 네트워크 통신망을 통해 망원경 여러 개를 묶어 공동 작업을 한다. 이를 통해 지구 크기 망원경을 만드는 것이다. 마치 지구를 거대한 회전하는 미러볼로 만드는 셈이다.

거울(망원경)은 각각 빛을 모으고 이미지 하나를 만들기 위해 빛을 한군데로 모은다. 여러 곳에서 찍은 이미지는 합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지구는 자전을 하기 때문에 회전하는 미러볼처럼 망원경으로는 위치가 바뀔 때마다 이미지의 다른 부분을 관찰할 수 있다.

그녀가 개발한 영상 알고리즘은 이렇게 모은 이미지를 복원하기 위한 것이다. 법의학 스케치 예술가가 얼굴에 대한 제한적 서술에 의지해 그림을 완성하듯 영상 알고리즘은 제한적 망원경 데이터를 바탕으로 삼는다.

이 알고리즘은 블랙홀 이미지가 될 가능성에 따라 순위를 매기고 가장 근접한 이미지를 선택한다. 이를 위해 서로 다른 유형 이미지 특징을 통해 예상했던 유형 이미지를 재구성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다. 모든 유형 사진이 알고리즘을 통해 조합하면 유사하게 완성된다면 이미지 추정 결과가 편향되어 있지 않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영상 알고리즘은 이미지 조각을 마치 퍼즐처럼 조합하는 역할을 한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엄청난 이미지 데이터를 영상 알고리즘으로 재조합, 블랙홀 이미지를 만들어낸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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