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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종인데 산맥 동서 크기가 다른 이유

남아메리카 대륙 서쪽을 따라 남북 7,500km 뻗어 있는 안데스 산맥을 사이에 두고 서쪽에 서식하는 쥐는 동쪽에 서식하는 쥐와 동종임에도 불구하고 몸이 크다는 걸 알게 됐다는 연구 논문이 발표됐다.

연구를 발표한 건 시카고 필드자연사박물관 연구팀. 연구팀은 남아메리카 대륙 남부에 서식하는 안데스밭쥐속(Abrothrix hirta) 450마리 분량 두꺼운 뼈를 조사했는데 개체에 따라 크기가 크고 작은 게 나뉜다는 걸 알게 됐다.

보통 동물 그키에 대해선 동일한 종 항온동물 내에서도 한랭한 지역에 서식하는 것만큼 비중이 크다는 베르크만의 법칙이 알려져 있다. 항온동물은 항상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열을 체외로 방출하고 있으며 온난 지역에선 체중당 체표면적을 크게 해 방열을 촉진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몸이 작은 편이 유리해진다. 반대로 한랭 지역에선 방열을 억제하기 위해 몸이 큰 쪽이 유리하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연구팀에 따르면 이 종 머리뼈 크고 작은 부분은 베르크만의 법칙을 포함한 전통적인 생물학적 법칙이 전혀 일치하지 않았다. 추가 연구 결과 이 쥐 두꺼운 뼈는 경도 그러니까 동서에 따라 크기 차이가 보이는 것으로 판명됐다. 연구팀은 이런 동서 크기 차이는 서식지 지원 차이에 기인한다고 봤다.

하지만 왜 동서간 차이가 생겼는지 몰랐던 연구팀 중 일원은 대학에서 학부생 수업을 강의하던 중 갑자기 비그늘(rain shadow)을 깨달았다고 한다. 바다 위 공기는 수증기를 포함하고 바다가 따뜻해지면 수증기가 상승한다. 서쪽에서 동쪽으로 향하는 제트기류에 의해 수증기를 충분히 포함한 공기는 바다에서 대륙으로 밀려나온다. 하지만 공기가 안데스 산맥을 넘어서면 고도가 올라가고 온도가 떨어지고 공기 중 수증기가 응결되어 비가 되어 쏟아진다. 그리고 산을 넘을 무렵에는 공기가 건조해진다. 이게 바로 비그늘이라고 불리는 현상이다.

산맥 높이에 따라선 산맥을 사이에 두고 서쪽에만 비가 내리고 동쪽에는 전혀 내리지 않게 되는 일도 있다. 실제로 안데스 산맥 서쪽에선 열대 우림과 같이 나무가 자라나는 반면 동쪽은 거의 사막과 마찬가지로 건조한 지역도 많다. 또 연구팀은 450마리분 두꺼운 뼈에서 볼 수 있는 크고 작은 게 이런 비그늘에 의한 지역차에 맞는다는 걸 확인하고 안데스 산맥을 사이에 두고 서쪽은 비가 많기 때문에 충분한 미끼를 확보할 수 있는 서쪽 쥐는 몸이 커지는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연구팀은 연구 결과에 따라 기후 변화로 미끼량에 영향을 받고 쥐를 포함한 다양한 동물 생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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