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후속으로 등장한 블루레이 디스크는 1층식 디스크로 25GB, 2층식은 50GB 데이터를 보관할 수 있는 대용량 기억매체다. 더구나 레이저로 유리에 나노 스케일 가공을 실시하는 것으로 블루레이 디스크 1만배 이상 밀도로 데이터를 기입해 장기 보존할 수 있는 기술이 발표됐다.
편리한 클라우드 보급으로 전 세계적으로 생성되는 데이터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이런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이터센터 스토리지에는 에너지 소비가 심하고 수명도 짧은 하드디스크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또 CD나 DVD 등 광디스크는 용량이 적고 1g에 100TB 이상 기입할 수 있는 선진적인 DNA 스토리지는 내구성에 어려움이 있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수명이나 내구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거에는 레이저로 유리에 데이터를 쓰는 5차원 데이터 스토리지가 개발됐지만 데이터를 쓰는 속도가 느리고 용량도 그리 크지 않았기 때문에 실용적이지 않았다.
이런 과제 개선에 나선 영국 사우샘프턴대학 연구팀은 고반복 펨토초 레이저를 이용해 유리에 500×50나노미터 작은 나노 구조를 형성했다. 이 때 연구팀은 펨토초 레이저로 유리에 직접 쓰는 게 아니라 근접장 증폭(near-field enhancement)이라는 광학 현상을 사용했다. 약한 광펄스를 이용해 나노 구조를 형성하는 이 방법은 고반복 레이저를 사용하는데 있어서 문제가 되고 있던 열손상을 최소한으로 억제하는 게 가능하게 됐다고 한다.
나노 구조에는 이방성이 있기 때문에 복굴절이 발생해 유리에 쓴 나노 구조 방향과 크기를 제어할 수 있다. 이 광학 2차원과 공간적인 3차원 쓰기를 결합해 연구팀은 기존보다 빠르게 쓰기가 가능한 5차원 데이터 스토리지를 생성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 새로운 접근 방식을 통해 데이터 쓰기 속도를 실용적인 수준으로 높이고 합리적인 시간에 큰 데이터를 쓸 수 있다며 이 기술은 국소성이 높은 나노 구조에 의해 높은 데이터 용량을 달성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비교적 저에너지로 기입할 수 있는 펄스광을 채택해 소비 에너지 삭감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이용해 일반 CD와 같은 크기 유리 디스크에 5GB 텍스트 데이터를 거의 100% 정확도로 구울 수 있었다. 앞으로 시스템을 더 개선하면 CD 사이즈 유리 디스크에 500TB 데이터를 60일간 기입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 5차원 데이터 스토리지에는 반영구적으로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기 때문에 연구팀은 클라우드는 어디까지나 일시적으로 데이터를 저장한다고 가정하고 있지만 유리를 사용한 5차원 데이터 스토리지는 국립도서관이나 박물관 등 장기적인 데이터 스토리지로 유용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