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우주정거장 등에 탑승하는 우주인은 우주 여행 내내 선내에 머무는 건 아니다. 때론 우주에 나와서 선외 활동을 한다. 이럴 때 착용하는 게 우주 공간에서 안전하게 생존, 활동을 허용하는 우주복이다. 그렇다면 우주복을 안 입은 상태에서 우주 공간에 나가면 인간은 어떻게 될까.
보통 맨몸으로 우주 공간에 인간이 내던져지면 인간의 몸은 폭발하고 우주 공간에서 순식간에 피가 끓어 증발, 사망한다고 생각한다. 또 이런 장면을 그린 SF 영화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우주복을 입지 않은 상태에서 우주로 나와 버려도 인간의 몸이 폭발하거나 피가 끓지는 않는다고 한다.
일상에서 의식하는 일은 거의 없지만 지구에 사는 인간의 몸은 항상 대기압에 밀려 있어 체내 압력과 함께 균형을 유지한다. 하지만 우주는 진공 상태이기 때문에 지구상에선 당연히 존재하는 대기압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우주 공간에 우주복 등 보호장비 없이 나가면 급격한 감압 상태에 빠진다.
우주로 나오면 인간의 몸이 폭발한다는 설명은 급격한 감압에 의해 연상되는 일이다. 하지만 인간의 피부는 상당히 유연하고 튼튼하기 때문에 중요한 조직이나 장기가 유출되지 않고 감압에 따라 팽창하게 된다고 한다.
그렇다고 급격한 감압에 의한 영향이 작다는 건 아니다. 조직 내 수분이 급격하게 증발해 몸이 팽창하는 고통과 장내 공기가 팽창해 심장과 횡격막 압박, 감압증 등 원인이 된다. 또 폐에서 급격하게 공기가 빠져 폐와 기도 조직에 손상이 생길 수 있다고 한다.
맨몸으로 우주에 나간 인간을 직접적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건 산속 부족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우주로 나갔을 때 산소를 조금이라도 사용하지 않는 건 실행 가능한 최악의 행동이다. 우주 공간에서 숨을 멈추면 공기방울이 혈액에 들어가 뇌에 전달되고 뇌졸중을 일으키는 원인이 압력 변화에 따라 폐가 찢어진다.
하지만 심지어 숨을 멈추지 않았다라도 산소는 곧 부족해진다. 운이 좋다면 우주에 나오고 나서 15초 가량 의식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 이후에는 의식을 잃고 2분 가량 전신 장기가 산소 부족이 되어 죽음에 이른다.
과거에는 일부 진공이나 급격한 감압에 노출되어 버린 사고 사례가 있었다. 1965년 존슨우주센터에서 발생한 사고로 진공 챔버 내에 들어간 엔지니어가 실수로 감압, 12∼15초 뒤 정신을 잃었다. 27초 후 진공 챔버 내에서 다시 가압, 엔지니어는 의식을 회복했다. 사고 후 4일 가량은 미각을 상실했지만 무사히 회복했다고 한다. 1982년 사고에선 엔지니어가 대기압의 불과 3.6%에 해당하는 저압 환경에 1분간 노출되어 피부가 파랗게 되고 폐에서 출혈이 발생하는 사태에 빠졌다. 이 남성 역시 사고 후 무사히 회복됐다고 한다.
또 국제우주정거장이 태양을 마주 보고 있을 때 외부 온도는 121도다. 태양이 지구에 가려져 있을 때 외부 온도는 영하 157도다. 우주에선 온도가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우주에는 공기가 없기 때문에 인체에 공기를 통해 열이 전해지거나 대류에 의해 열이 전달될 수도 없다. 우주공간에서 열이 전해질 유일한 방법은 방사 밖에 없지만 방사로 열이 전해지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열에 의해 죽기 전에 산소 결핍으로 사망하게 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