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같은 거대 기술 기업이 엄청난 힘을 갖고 시장을 독점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많다. 퀸즐랜드공과대학 미디어학과 교수인 아만다 로츠(Amanda Lotz)는 이런 거대 기술 기업을 반독점 규제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말한다.
최근에는 거대 기술 기업에 대한 견제의 시선이 강해지고 있다. 구글은 독점 금지법 위반으로 EU로부터 거액의 벌금을 부과 받았고 애플은 앱스토어 독점 상태라며 카스퍼스키랩이 반독점 제재 부과를 호소하기도 했다. 아만다 로츠 교수는 전통적으로 기업이 거대해지면 시장 독점으로 이어질 수 있고 오랫동안 독점금지법의 초점은 기업 규모였다고 지적한다.
최근 기술 기업은 많은 서비스를 무료로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을 통해 친구와 교환하거나 구글 지도를 이용해 경로 검색을 하고 구글 검색을 이용하는 것도 무료로 할 수 있다. 따라서 시장 독점에 의한 가격 통제 등 기존 독점금지법이 중시해온 측면만으론 페이스북 등을 규제하는 건 어렵다.
하지만 로츠 교수는 소비자가 뭘 하고 있는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같은 정보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거대 기술 기업에 큰 가치를 창출해주고 있다고 지적한다. 소비자와 관련한 데이터는 광고 서비스 등에 이용된다. 수요가 많은 미개척 시장을 발견하고 잠재적 경쟁 업체에 앞서 움직일 수도 있게 해준다. 거대 기술 기업에게 시장 우위를 제공하는 것. 소비자는 편리한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하는 대가로 이런 개인 정보를 거대 기술 기업에 내주는 상황이다.
또 반독점 문제 중 하나로 자연 독점(natural monopoly)이라는 게 있다. 초기 투자 등 고정 비용이 크고 여러 기업이 수요를 나누면 비효율적이 되어버리는 등 일부 업계에선 가격 관리와 감독위원회 설치 등을 조건으로 소수 기업에 의한 독점이 허용되는 상태를 자연 독점이라고 한다.
로츠 교수는 최근 독점금지법 논의는 페이스북 같은 거대한 소셜미디어가 네트워크효과(Network externality)를 이유로 자연 독점을 정당화하는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네트워크효과는 제품이나 서비스 가치가 이용자 수에 의존하는 걸 말하며 SNS 등에서 기존 이용자 수가 많을수록 신규 서비스에 가입할 가치가 높아지는 상태다.
새로운 소셜미디어를 구축하는데 큰 설비 투자비용은 필요없지만 이미 확보하는 사용자 수는 다른 새로운 참여 기업의 장애물을 높이는 것으로 연결된다. 비록 경쟁하는 새로운 소셜미디어가 편리한 기능을 갖춰도 압도적인 사용자 수를 자랑하는 페이스북에 대항하는 건 쉽지 않다. 이런 점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앞으로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그에 따르면 거대 기술 기업이 독점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한 일반적 반박으로 거대한 기술 기업끼리 경쟁하는 상태라고 말한다. 하지만 거대 기술기업은 하나의 산업에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도 실체는 완전히 서로 다른 산업에 속하고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은 광고에 힘입어 소셜미디어 기업 뿐 아니라 왓츠앱, 인스타그램 등 인기 서비스를 소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페이스북은 뛰어난 데이터 수집 능력을 갖췄고 커뮤니케이션 툴로서의 존재감을 발휘한다.
한편 구글도 수익 중 85%는 광고에서 얻지만 광고가 표시되는 건 주로 검색엔진이다. 구글 검색의 압도적인 점유율은 검색에서 경쟁 부족을 초래한다. 아마존은 수익 대부분을 온라인 소매업에서 얻고 있어 페이스북이나 구글과 경쟁하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이런 논의가 이뤄지는 가운데 미국 사법 당국은 구글에 반독점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뉴스 사이트나 여행 예약 사이트, 온라인 쇼핑 사이트 등 온라인 기업이 구글의 독점금지법에 대한 증거 수집에 협력하고 있다고 한다. 이 중에는 몇 년간 구글과 소송을 벌여온 오라클, 월스트리트저널 같은 출판 미디어 기업도 포함되어 있다. 이런 움직임을 보면 거대 기술 기업에 대한 반독점 감시는 더 강화될 전망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