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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깅페이스 최고과학책임자 “AI 진정한 발전은 현 상태로는 도래하지 않을 것”

생물학이나 의학 분야에서 인간 학자라면 달성하는 데 50년에서 100년이 걸릴 진보가 AI 활용으로 5년에서 10년으로 압축될 수 있다고 AI 기업 앤트로픽(Anthropic) 다리오 아모데이가 예측했다. 아모데이는 이를 압축된 21세기(compressed 21st century)라고 표현했지만 AI 개발 플랫폼 허깅페이스(Hugging Face) 최고과학책임자인 토마스 울프는 AI 개발이 현 상태대로 진행된다면 탄생하는 건 단지 서버 위 예스맨일 뿐이며 압축된 21세기는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2024년 10월 아모데이는 에세이(Machines of Loving Grace)를 발표했다. 이 에세이에서 앞으로 몇 년 내에 데이터센터에 아인슈타인이 앉아 있는 국가가 탄생하고 21세기 모든 과학적 발견이 단 5년에서 10년으로 압축되는 시대 그러니까 압축된 21세기가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울프는 이 에세이를 처음 읽었을 때 확실히 AI는 5년 만에 과학을 바꿔버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5일 뒤 다시 읽고 대부분은 희망적 관측일 뿐이라고 재고했다고 한다. 자신의 경험 등을 토대로 AI 개발이 현 상태대로 진행된다면 데이터센터에 있는 건 아인슈타인이 아닌 단지 예스맨일 뿐이라고 표현했다.

이런 생각 바탕에는 울프 자신의 고충이 있다. 작은 마을 출신으로 학교 시험에서는 어떤 문제가 출제될지조차 예상할 수 있었다는 우등생이었던 울프는 MIT 박사과정 그러니까 연구자가 되어서야 비로소 자신이 평균적이고 평범한 연구자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구체적으로는 기존 이론을 변형시킨 것도 아닌 한 책에 쓰여 있지 않은 걸 만들어낼 수 없었고 현 상황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자신이 배운 것에 의문을 갖는 것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자신은 성적이 좋았고 아인슈타인이 아니었다는 회고다.

대조적으로 아인슈타인은 취리히 공과대학 입시에서 총점이 부족해 실패한 적이 있다. 또 발명왕으로 알려진 에디슨은 초등학교 시절 교사에게 머리가 엉망이라고 평가받은 아동으로 불과 3개월 만에 중퇴했다는 일화가 있다. 또 세포유전학자 바바라 매클린톡은 이상한 사고방식이라고 평가받았지만 후일 노벨 생리학·의학상을 수상했다.

이런 사례로부터 울프는 우수 학생이 그대로 성장해 나간다면 아인슈타인이나 뉴턴 같은 천재가 나타날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됐다며 진정한 획기적 발전에 필요한 건 올바른 질문을 제기하고 배운 것조차 도전해 나가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예를 들어 코페르니쿠스가 주장한 지동설은 당시 상식이었던 지구 주변을 태양이 돌고 있다는 천동설에 반하는 것이었다. 기계학습이라면 훈련 데이터세트에 반하는 주장이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AI 개발에서는 지능이 향상됐는지에 대한 벤치마크로 인류 최후의 시험이나 프론티어 수학이라는 웅장한 이름을 내건 테스트가 실시되고 있다. 내용은 광범위한 분야 전문 지식이 담긴 어려운 문제로 구성되어 있지만 명확한 최종 답변이 마련되어 있고 오픈AI 딥리서치(Deep Research)는 2025년 2월 26.6%라는 이전에 없었던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바로 자신이 잘하는 것이었다고 울프는 말하며 아인슈타인을 추구할 때 필요한 건 모든 답을 알고 있는 시스템이 아니라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거나 질문조차 하지 않았던 질문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제안했다.

울프는 이미 전 인류의 지식을 얻었을 AI가 획기적 발전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를 인류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의 틈을 메우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과학적 획기적 발전을 목표로 한다면 자신의 훈련 데이터 지식에 도전, 사실에 반하는 대담한 방법을 취하는 것, 작은 힌트를 바탕으로 일반적인 제안, 새로운 연구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자명하지 않은 질문을 하는 걸 테스트하는 벤치마크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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