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학 전문가 조사에 따르면 재택근무를 포함한 유연한 근무방식이 가능한 기업으로 상위에 랭크된 기업 주가는 동종 업계 다른 기업과 비교해 높은 상승률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연한 근무 형태를 도입하는 것에 대한 이점이 또 하나 밝혀진 것.
멜버른 대학 가브리엘레 라탄지오 교수는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거나 재택근무 옵션을 제공하는 기업을 정리한 구인사이트 플렉스잡(FlexJobs)이 공개한 원격근무 일자리에 최적화된 기업 100사 목록을 참고해 해당 기업 주가를 추적했다.
그 결과 리스트에 게재된 기업은 같은 규모와 같은 업종 경쟁사보다 애널리스트 예상을 상회하는 매출액을 달성하거나 시장 예상을 긍정적으로 뒤엎는 좋은 실적을 내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경향은 보통 주가 상승 요인이 되므로 라탄지오 교수는 이 연구는 기업이 유연근무에 의존하는 게 장기적인 주가 수익률과 관련이 있다는 걸 처음으로 입증한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2019년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아마존과 애플 등 주로 기술 기업을 중심으로 원격근무 체제로 전환하는 곳이 증가했지만 감염 확산이 진정된 뒤에는 예전처럼 출근 체제로 돌아가는 기업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피츠버그 대학 부교수이자 원격근무와 기업실적 관계를 연구하고 있는 마크 마 교수도 라탄지오 교수와 유사한 조사를 실시한 뒤 나이키와 UPS처럼 원격근무에서 주 4일 또는 주 5일 사무실 출근으로 전환한 기업은 전환 후 아디다스와 페덱스 같은 동종 업계 기업 수익률을 밑돌고 있다면서 이런 실적 차이는 엄격한 정책을 가진 기업이 경쟁사에 인재를 빼앗기고 있거나 출근 의무 도입으로 인해 직원 사기가 저하되어 실적이 부진한 게 아니겠냐고 지적하며 원격근무와 주식을 연계하는 연구가 앞으로도 나오면서 경영진이 업무형태를 유연한 것으로 전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컨설팅 기업 KPMG가 연매출 5억 달러 기업 상위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CEO 10명 중 3명이 주 4일 근무 또는 주 4.5일 근무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더욱이 조사회사 가트너는 구직자 70%가 원하는 대우 첫 번째로 급여에 영향을 주지 않는 주 4일 근무를 꼽았다고 보고하는 등 근무 방식은 최근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라탄지오 교수는 유연한 근무방식은 단기적으로도 장기적으로도 주가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며 유연한 근무가 가능하다는 기업 평판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