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 앙투아네트 머리가 처형 전날 밤 하룻밤 사이에 새하얗게 변했다는 일화에 대한 진위나 흰 머리 예방을 위해 할 수 있는 것 등 과학적으로 밝혀진 흰 머리에 관한 증거를 전문가가 설명했다.
왜 머리카락이 하얗게 변할까. 머리카락을 생성하는 모낭에는 머리카락 원료가 되는 단백질인 케라틴을 만드는 케라티노사이트라는 줄기세포와 머리카락이나 피부의 색소인 멜라닌을 만드는 멜라노사이트라는 줄기세포 두 종류가 있으며 노화 등으로 멜라노사이트 활동이 저하되면 멜라닌 생성이 줄어들어 머리카락 색이 빠지게 된다.
머리카락에서 색소가 없어지면 머리카락은 연한 노란색 빛을 반사하는 케라틴 색이 되어 회색이나 흰색, 은색으로 보인다.
흰 머리는 20대부터 50대 사이에 자라기 시작하는 게 보통이며 남성은 관자놀이와 구레나룻 부분 머리카락부터 여성은 앞머리 등 가장자리부터 하얗게 변하기 시작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흰 머리는 색이 있는 머리카락보다 굵고 딱딱하고 뻣뻣하지만 이는 노화로 줄기세포가 변화해 모낭 형태가 불규칙해지기 때문. 또 흥미롭게도 흰 머리는 색이 있는 머리카락보다 성장이 빠르고 그 과정에서 소비하는 에너지도 많다는 것이 밝혀졌다.
흰 머리 원인은 노화뿐만 아니라 산화 스트레스로 인해 모낭이나 내부 줄기세포가 손상을 받아 멜라닌 생성이 저해되어 머리카락이 하얗게 변하기도 한다.
산화 스트레스란 체내 유해한 프리라디칼 화학물질이 너무 많거나 그에 대항하기 위한 항산화 물질이 부족해 발생하는 불균형을 말하며 주로 심리적・감정적 스트레스나 자가면역질환에 의해 유발된다.
그 외에도 자외선이나 대기오염에 노출, 흡연, 일부 약물 등 환경 요인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21년 연구에 의해 스트레스로 흰 머리가 늘어나거나 스트레스가 없어지면 흰 머리도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게 증명됐다.
또 스트레스는 탈모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멜라닌 생성 프로세스는 복잡하고 멜라노사이트는 케라티노사이트보다 손상을 받기 쉽다고 한다. 탈모보다 먼저 머리카락 색이 빠지는 건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흰 머리에 관한 흔한 속설과 이에 대한 과학적 견해는 어떻게 될까. 먼저 흰 머리를 뽑으면 또 흰 머리가 자란다? 흰 머리를 뽑으면 그 자리에서 또 흰 머리가 자란다는 건 잘못된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머리카락을 뽑으면 멜라노사이트가 손상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자주 머리카락을 뽑으면 머리가 하얗게 변하는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이어 하룻밤 사이에 머리가 하얗게 변할 수 있다? 프랑스 왕비인 마리 앙투아네트는 단두대에서의 처형 전날 밤에 머리가 새하얗게 변했다는 전설이 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것으로 머리카락 속 멜라닌은 화학적으로 안정적이어서 순식간에 하얗게 변할 수 없다. 쥐 실험에서는 심한 정신적 스트레스가 멜라노사이트를 급속히 고갈시키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그 영향이 하룻밤 사이에 나타나지는 않는다고 한다. 대신 머리카락 성장 속도인 한 달에 1cm 속도로 흰 머리가 눈에 띄게 된다.
또 머리카락은 성장했다가 멈추는 주기를 반복하며 모든 머리카락이 동시에 성장기를 맞이하는 일은 없기 때문에 머리카락이 일제히 흰 머리가 되는 일도 없다고 한다.
이어 염색하면 흰 머리가 빨리 생길까? 흰 머리를 촉진하는지 여부는 염료에 따라 다르다고 한다. 머리 염료는 크게 일시적으로 착색하는 일시적 염료, 소량 염료가 모발에 침투해 몇 번의 세발에 견디는 반영구적 염료, 과산화수소 등 산화제가 화학 반응을 일으켜 멜라닌을 탈색하는 영구적 염료 3가지로 분류된다.
3가지 중 일시적 염료와 반영구적 염료는 문제가 없지만 영구적 염료는 모낭 줄기세포에 손상을 주어 흰 머리나 탈모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다음으로 빨간 머리 사람은 흰 머리가 생기기 어렵다는 건 사실일까. 머리카락 색소인 멜라닌에는 검은 갈색 유멜라닌과 황적색 페오멜라닌 두 종류가 있으며 모발 중 유멜라닌이 많으면 검은색이나 갈색으로 페오멜라닌이 많으면 빨간 머리로 둘 다 적으면 금발이 된다.
두 종류 멜라닌 중 유멜라닌 생성 프로세스는 복잡하고 에너지를 요구하므로 멜라노사이트는 손상을 받기 쉬워진다. 반면 페오멜라닌은 유멜라닌보다 단순하고 손상을 받기 어려워 노화로 인해 세포 기능이 저하되어도 색소를 생성하기 쉽다. 따라서 빨간 머리 사람도 노화로 인해 멜라닌이 감소하지만 검은 머리나 갈색 머리 사람에 비해 속도는 완만하다.
다음으로 흰 머리를 예방하는 방법. 흰 머리가 자라기 시작하는 시기는 유전으로 결정된다고 한다. 다만 건강에 신경 쓰고 스트레스를 줄이며 흡연이나 과도한 음주, 자외선을 피하는 것으로 본래보다 빨리 흰 머리가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또 멜라닌 생성에는 비타민 B12, 구리, 철, 칼슘, 아연과 같은 영양소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건강한 식생활을 하는 것도 조기 흰 머리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