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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천광년 떨어진 곳서 80억년 후 지구와 비슷한 행성이…

현재 지구와 태양은 생명체에게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앞으로 10억 년 정도 뒤에는 지구상 물이 증발할 정도로 태양 방사가 강해지고 75억 년 이내 태양이 현재보다 256배로 팽창해 지구를 삼켜버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는 학설도 있다. 최근 천문학자가 지구로부터 4,000광년 떨어진 위치에 있는 항성계에서 팽창한 태양에 삼켜지지 않았을 경우의 80억 년 뒤 지구와 유사한 행성을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학술지(Nature Astronomy)에 게재된 논문에서는 지구로부터 4000광년 떨어진 은하수 중심 부근에 있는 KMT-2020-BLG-0414라는 항성계에 대해 보고하고 있다. 이 항성계가 발견된 계기는 2020년에 2만 5000광년 떨어진 더 먼 별 앞으로 KMT-2020-BLG-0414가 이동하면서 중력에 의해 공간과 빛을 왜곡시키는 중력 마이크로렌즈 효과를 일으켰기 때문. 천문학자가 KMT-2020-BLG-0414를 조사한 결과 중심에 있는 건 KMT-2020-BLG-0414L이라는 태양 절반 질량을 가진 백색왜성임이 밝혀졌다. 또 이를 중심으로 KMT-2020-BLG-0414Lb라는 지구 2배 질량을 가진 행성과 KMT-2020-BLG-0414Lc라는 목성 17배 질량을 가진 갈색왜성이 공전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태양처럼 중성자별이 될 정도로 무겁지 않은 항성은 결국 팽창해 적색거성이 되고, 중력이 약해진 외층 가스가 유출되어 백색왜성이 된다. 백색왜성은 항성의 잔해라고도 불리는 말기 형태이며 태양도 언젠가는 백색왜성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팀은 백색왜성인 KMT-2020-BLG-0414L 주위를 공전하고 있는 지구형 행성 KMT-2020-BLG-0414Lb가 태양이 지구를 삼키지 않았을 경우 80억 년 후 지구와 유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태양은 10억 년 뒤 팽창을 시작해 지구 공전 궤도보다 더 큰 적색거성이 되어 수성과 금성을 삼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60억 년 이내에 팽창한 태양이 지구를 삼킬 것인지 아니면 태양 질량 감소로 인해 공전 궤도가 멀어진 지구가 태양에 삼켜지는 걸 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과학자 사이에서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연구팀은 어쨌든 지구가 거주 가능한 건 앞으로 10억 년 정도라며 적색거성에 삼켜질 위험이 현실화되기 훨씬 전에 지구의 바다는 온실 효과 폭주로 인해 증발해 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만일 지구가 태양에 삼켜지지 않고 살아남는다면 태양이 백색왜성이 된 뒤에도 적색거성이었을 때 멀어진 공전 궤도는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MT-2020-BLG-0414Lb 공전 궤도는 지구와 태양 사이 평균 거리 2배이며 지구가 태양에 삼켜지지 않았을 경우의 궤도도 비슷할 것으로 생각된다.

태양이 적색거성이 되어 지구에 살 수 없게 되더라도 인류는 태양계 외곽에서 피난처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중에서도 목성 위성인 유로파, 칼리스토, 가니메데 또는 토성 위성인 엔셀라두스 등은 적색거성 팽창에 따라 얼어붙은 표면이 녹아 바다를 가질 가능성이 있다. 연구팀은 태양이 적색거성이 되면 생명 가능 지대는 목성과 토성 궤도 주변으로 이동하고 이들 위성 대부분이 해양 행성이 될 것이라며 그 경우 인류는 그곳으로 이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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