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지구 인구는 81억~82억 명으로 추정되며 2080년대 중반에는 103억 명으로 정점에 도달할 전망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을 먹여 살릴 식량 생산 시스템 구축이 과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독일 연구팀이 미생물에 수소, 산소, 이산화탄소만을 공급해 단백질과 비타민 B9(엽산)을 만들어내는 시스템을 고안했다.
독일 튀빙겐 대학에서 응용미생물학 교수로 재직 중인 라르구스 안게넨트 박사는 세계 인구가 100억 명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기후 변화와 토지 자원 제한으로 인해 충분한 식량을 생산하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대안 중 하나는 동물을 키우기 위해 작물을 재배하는 대신 생명공학 기반 바이오리액터에서 단백질을 재배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농업은 더 효율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연구팀은 단백질과 엽산이 풍부한 효모를 생산하기 위한 2단계 방식 바이오리액터를 설계했다. 단백질은 인간 근육, 장기, 피부, 머리카락 등을 만드는 데 필수적이며 엽산은 적혈구 생산을 돕고 대사에도 관여하는 중요한 영양소다.
연구팀이 고안한 바이오리액터는 먼저 박테리아(Thermoanaerobacter kivui)에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공급해 아세트산염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아세트산염과 산소를 빵 효모로 알려진 출아효모(Saccharomyces cerevisiae)에 공급해 단백질과 엽산을 만들 수 있는 구조다.
이 반응에 필요한 수소와 산소는 풍력 발전기와 같은 청정 에너지원으로 생성된 전기를 사용해 물을 전기분해해 생성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주장하고 있다.
출아효모는 설탕을 공급받았을 때와 거의 같은 양의 엽산을, 아세트산염이 공급된 경우에도 생산할 수 있다는 게 밝혀졌다. 연구팀이 수확한 건조 효모는 단 6g으로 1일 엽산 섭취량을 충족시켰다고 한다.
또 출아효모가 생산하는 단백질량은 같은 무게 쇠고기, 돼지고기, 생선, 렌틸콩과 같은 식품보다 많다는 것도 밝혀졌다. 85g 건조 효모는 1일 필요 단백질량 61%를 포함하고 있으며 이는 같은 무게 쇠고기 34%, 돼지고기 25%, 생선 38%, 렌틸콩 38%를 크게 상회한다.
하지만 출아효모에는 과다 섭취를 할 때 통풍 위험을 높이는 화합물도 포함되어 있어 섭취하기 전에 이 화합물을 제거하는 처리가 필요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리 후 효모 85g에는 1일 필요 단백질량 41%가 포함되어 있다고 보고됐다.
연구팀은 이는 맥주 제조 방법과 유사한 발효 과정이지만 미생물에 당분을 공급하는 대신 가스와 아세트산염을 공급했다. 효모가 설탕으로 엽산을 생성할 수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아세트산염으로도 같은 일을 할 수 있는지는 몰랐다고 언급했다.
이번에 고안된 바이오리액터는 청정 에너지와 물, 이산화탄소로 작동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식량 생산에서의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축산이나 농업보다 필요한 토지가 적어 환경 보호에도 도움이 된다.
연구팀은 토지를 이용하지 않고도 상당히 높은 효율로 비타민과 단백질을 동시에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은 흥미롭다며 최종 제품은 채식주의자나 비건도 먹을 수 있고, 유전자 변형이 아니며 지속 가능하다고 말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