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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SF 작가가 예언한 ‘SNS의 대두’

SF는 허구 속 이야기일 뿐이지만 SF 작품에 그려진 기술이 현실이 되기도 한다. 프랑스 육군이 SF 작가를 고용한 사례나 마이크로소프트가 SF 작가를 연구시설에 초청해 연구 내용을 공개한 경우도 있다. 이런 SF 작가가 미래를 예측한 사례로 20세기 후반 활약한 SF 작가가 1977년 소셜미디어 대두를 예측했다는 점이 지적됐다.

상하이 출신의 영국 작가인 J.G. 발라드(James Graham Ballard)는 SF는 외계 우주보다 내면 우주를 지향해야 한다며 예술적이고 실험적인 뉴웨이브 SF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그는 탁월한 미래학자로도 알려져 있는데 윌리엄 깁슨을 대표로 하는 80년대 사이버펑크를 선취했고 프랑스 철학자 장-프랑수아 리오타르(Jean-François Lyotard)가 포스트모던의 조건이라 명명한 컴퓨터화되는 사회를 탐구했으며 뛰어난 선견지명이 있었다.

발라드는 작품 속에서 미래 세계를 그렸을 뿐 아니라 다양한 인터뷰에서도 미래 예측에 관한 언급을 했다. 그 중 일부는 불길한 정도로 정확했는데 이게 인터뷰집(Extreme Metaphors: Selected Interviews With J. G. Ballard)에 모아졌다.

발라드는 작품과 인터뷰에서 자주 인터넷에 관한 예측을 했는데 1977년 한 잡지에 기고한 에세이에서 소셜미디어 확산과 이게이 우리 생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기술이 발전할 미래에서는 우리 각자가 주인공이자 조연이 될 것이라고 시작한 뒤 그는 이렇게 이어갔다.

하루 동안 우리 행동, 가정 생활 모든 장면이 비디오테이프에 즉시 기록된다. 저녁이 되면 컴퓨터가 선별한 기록 영상을 천천히 관람한다. 컴퓨터는 촬영된 우리의 가장 좋은 프로필, 가장 기발한 대사, 가장 감동적인 표정만 골라내 이를 이어 붙여 그날의 사건을 재현한다.

모든 가정이 독자적인 TV 스튜디오로 바뀔 것이다. 우리 모두는 자신의 멜로드라마 배우, 감독, 각본가를 동시에 맡게 된다. 사람들은 자신을 상영하고 주변 환경이나 주변인은 자신의 TV 프로그램 출연자가 된다.

가족 계급에 관계없이 우리 각자는 자신의 방 안에서 끊임없이 벌어지는 가정 내 드라마 주역으로서 그 영상을 즐기게 된다. 부모, 배우자, 자녀는 상응하는 조연으로 격하된다.

발라드는 영상 관점에서 포착했지만 이 설명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평균 사용자 행동을 거의 완벽하게 포착했다는 지적이다. 또 같은 해 발라드는 단편 소설(The Intensive Care Unit)을 썼는데 여기서는 직접 대면을 금지하는 조례가 시행되어 모든 교류가 개인 카메라와 TV 화면을 통해 이뤄진다는 SNS상 교류를 연상케 하는 세계를 그렸다.

발라드는 2003년 인터뷰에서 과거 자신이 예측한 포스트 인터넷 세계에 대해 이제는 30~50년 전에는 상상조차 못했던 방식으로 누구나 자신을 기록할 수 있다며 이는 사람들이 현실, 그러니까 평범한 현실을 엄청나게 갈구하고 있음을 반영한다면서 환경이 완전히 조작된 탓에 현실을 찾기는 상당히 어렵다고 말했다. 발라드는 SNS적 문화 확산이 현실 상실에 있다고 예견했고 현재 그런 상황이 된 부정적 측면에 대해서는 미디어에서는 사실과 픽션을 구분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며 인터넷상 자신을 갖는 어두운 면은 타인 인터넷상 자신과 비교할 때 젊은이 사이에서 열등감이 커진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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