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표면 70%가 바다로 이뤄 있어 지구에는 물이 풍부하게 존재한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선 물 부족 혹은 가뭄 같은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해수를 담수로 바꾸는 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다양한 문제로 인해 대규모 실현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뭘까.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칼스배드(Carlsbad) 해수 담수화 플랜트는 하루 2만3,000m3 담수를 생산하고 있다. 일반 정수 플랜트가 강이나 호수 물을 정화하는 것과 달리 칼스배드 플랜트는 바다에서 직접 물을 끌어올린다.
전 세계에는 칼스배드 플랜트 외에도 1만 8,000개가 넘는 해수 담수화 플랜트가 가동 중이며 이들이 물 산업에서 사용되는 전체 에너지 4분의 1을 소비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플랜트가 생산하는 물은 전 세계 물 수요 1% 미만에 불과하다.
이유는 바닷물에 포함된 염분 때문. 보통 바닷물 1리터당 35그램(35ppm) 염분이 포함되어 있는데 세계보건기구(WHO)는 용해 고형물이 10ppm을 초과하면 음용수로 적합하지 않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바닷물을 식수로 만들려면 물 속 염분을 98% 이상 제거해야 한다.
염분 제거에는 액체를 가열해 발생한 기체를 냉각시켜 다시 액체로 모으는 증류 방식이 사용된다. 실험에 따르면 바닷물을 증류해 200밀리리터 담수를 만드는 데 2시간이 걸리고 1킬로와트시 전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미국에서 1가구당 하루 물 사용량은 1,100리터인데 이 정도 규모 물을 증류 장치로 담수화하려면 6,000킬로와트시 전력이 필요해 세대당 하루 800달러 전기세가 들어간다.
또 바닷물 증류 과정에서 생성된 염분이 누적되는데 이 침전물은 열전도율이 낮아 끓는 점 효율을 떨어뜨리므로 정기적으로 제거해야 한다. 하지만 대규모 담수화 플랜트에서는 인력으로 침전물을 제거하기 어렵다.
이에 중동 해수 담수화 플랜트에서는 순간 증발기(flash evaporator)라 불리는 담수화 공정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끓는점보다 낮은 온도에서 강제로 증발을 일으켜 염분 침전을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순간 증발기에선 수용액이 얇은 막을 통과하며 확산되는 삼투 현상이 사용된다. 기본적으로 삼투는 저농도 용액이 고농도 용액을 향해 이동하지만 대기압 수십 배 압력을 가하면 이 과정을 거꾸로 만들 수 있다.
순간 증발기를 사용한 담수화는 증류 방식보다 훨씬 효율적이어서 실험에서는 1리터 담수를 만드는 데 5분이 걸린다고 한다. 따라서 일반 선박에서는 이 공정이 사용된다.
하지만 이 공정 역시 대규모화하기 어렵다. 1m3 바닷물을 담수화하는 데 100킬로와트시 전력이 필요해 강물 정수보다 막대한 에너지가 든다는 것.
또 바닷물에는 염분 외에도 먼지, 조류, 유기물 등 다른 오염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 그대로 담수화하면 생성기나 막을 오염시킬 수 있다. 이에 모든 해수 담수화 플랜트에서는 프로세스 초기에 염분 외 물질을 제거하는데 이 과정에서도 많은 에너지와 비용이 필요하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