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 유행에 있어선 본격적인 백신 개발이 시작된지 1년도 안 되는 이례적인 단기간에 백신이 만들어졌다. 미지의 감염증에 대한 백신은 1년 안에 만들 수 있는데 유사 이전부터 인류를 괴롭혀 온 감기 백신이 등장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
워싱턴대학 메디컬센터 알렉스 그레닌저 부교수에 따르면 감기 대부분은 인간 라이노바이러스(Rhinovirus)라고 불리는 그룹 바이러스가 원인이라고 한다. 감기에는 그 밖에도 인간 메타뉴모바이러스(human metapneumovirus)와 인간 코로나바이러스(Human coronavirus), 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Parainfluenza virus) 등에 의해서도 발생한다.
이런 바이러스가 일으킨 감기는 코막힘이나 콧물, 인후통, 기침 등 증상으로 나타나지만 백신이나 항바이러스약은 만들어지지 않는다.
감기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 백신을 만들 수 없는 이유는 바이러스 진화 속도가 백신 개발 속도보다 빠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한입에 라이노바이러스라고 해도 100종류 이상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들 모두에 대응하는 백신 개발은 곤란하다.
콜롬비아대학 소아과 의사인 로렌스 스탠버리 교수는 바이러스는 의도적으로 자기 복제를 하고 있다며 어떤 바이러스에 감염된 뒤 질병이 치유되더라도 몇 년이 지나면 또 같은 질병에 걸릴 정도로 변화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라이노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도전한 이들도 있다. 1975년 연구에서 미국 버지니아대학 연구자는 2종류 10가 라이노바이러스 백신에 대한 인간 임상 시험을 실시해 이 백신 안전성과 효과를 조사했다. 그 결과 부반응은 없었지만 백신을 1회 접종한 것만으로는 대상으로 한 바이러스 30%에서만 항원 반응을 일으킬 수 없었다.
또 2016년 학술지 네이처에서 발표된 연구에선 쥐와 히말라야 원숭이를 이용해 25가와 50가 백신을 테스트하고 유행하고 있는 라이노바이러스 3분의 1에 대한 면역원성(Immunogenicity)을 얻었다. 이 실험 결과에서 저자는 라이노바이러스 여러 변이체를 표적으로 하는 백신은 수십 개 바이러스 유전자형에 대해 견고한 면역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만일 50가 백신이 생겨도 유행하고 있는 라이노바이러스균 3분의 1 정도밖에 커버할 수 없기 때문에 기껏해야 감염률을 30∼40% 낮추는 정도밖에 없다는 것.
감염률을 제로로 할 수 없어도 어느 정도 감염 가능성을 저하시켜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는 유행하는 주식 변화와 어떤 주식이 유행하는지 추적하기 쉬워지는 것이다. 그 예로 그레닌저 부교수는 2종류 경구 백신이 있는 로타바이러스를 꼽으며 감염이 극적으로 감소하기 때문에 그 자체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며 로타바이러스 유행이 계속되고 있는 걸 파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백신 개발, 시험, 접종, 갱신에는 비용이 들기 때문에 백신 개발은 아무래도 경제적인 효과와 줄다리기가 되어 많은 사망자를 내고 있는 인플루엔자와 같은 다른 바이러스 감염증에 비하면 우선순위가 떨어진다.
반대로 말하면 생명에 관련한 경우에선 감기 백신 유효성이 인정된다는 것도 있다. 스탠버리 교수는 면역부전 환자에게 일부 라이노바이러스 유전자형을 대상으로 한 백신을 접종하는 효과를 인정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한다. 또 감기가 증상을 악화시키거나 감기에서 폐렴과 같은 심각한 감염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는 만성폐색성질환 COPD 환자와 천식이나 낭포성섬유증 같은 호흡기 질환을 가진 사람도 마찬가지다.
감기 백신이 만들어지는 날이 올지 여부는 예측하기가 어렵지만 당분간 건강한 사람은 자력으로 감기에 대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