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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 통근, 정신 건강 악화와 관련 있다”

출퇴근 시간은 가능하면 짧은 편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집세나 주위 환경 탓에 아무래도 장시간 통근을 피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국내 연구팀이 2만 3,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선 1시간 이상 통근하는 사람은 통근 시간이 30분 미만인 사람보다 우울증 증상 경험 위험이 16%나 높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최근에는 장시간 통근이 인간 심신에 다양한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예를 들어 통근에 주 5시간 이상을 소비하는 사람은 운동 부족이나 수면 장애를 안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나 통근 시간이 20분 늘면 업무 만족도가 급여 19% 감소하는 것만큼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됐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가장 평균 통근 시간이 길고 우울 증상자 비율도 가장 높다고 한다. 서울대와 인하대 연구팀은 통근 시간 길이와 우울증 증상 관련성에 대해 연구했다. 이번 연구에 이용한 데이터는 2017년 실시된 제5회 한국노동상태조사에서 수집한 것이다. 연구팀은 20∼59세 급여 노동자 2만 3,415명을 대상으로 통근 시간, 우울증 증상, 성별, 연령, 학력, 수입, 거주지, 혼인 상태, 아이 유무, 직업, 주 노동시간, 교대근무 유무 등 항목을 분석했다.

피험자 평균 통근 시간은 하루 47분이었고 일주일에 5일 업무 기준으로 통근 시간은 4시간이었다 또 WHO 웰빙지수에 근거한 설문조사에 응답한 2만 3,415명 중 4분의 1은 우울증 증상을 경험했다고 보고했다고 한다.

분석 결과 1일 통근 시간이 1시간 이상인 사람은 통근 시간이 30분 미만인 사람에 비해 우울증 증상을 경험하는 비율이 16%나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장시간 통근과 정신건강 악화와의 관련성은 남성의 경우 미혼, 주 52시간 이상 근무, 아이가 없는 사람에서 강하게 나타나며 여성에선 저소득, 교대 근무, 아이가 2명 이상인 사람에서 강했다고 보고됐다. 연구팀은 시간에 여유가 없어지면 수면, 취미, 기타 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줄이고 육체적인 피로에 대처하는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번 조사에선 우울증 증상이 장시간 통근을 일으킨다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통근 시간과 우울증상 인과 관계를 나타낸 건 아니라면서 또 연령, 주 노동시간, 수입, 직업, 교대근무 유무 등 요인은 고려했지만 유전적 요인 등 우울증 증상에 관련한 몇 가지 위험인자는 분석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근 시간과 정신 건강 악화와 관련이 있었다는 연구 결과는 많은 이들의 생각과 일치한다.

이번에 이용된 데이터에는 피험자가 어떤 방법으로 통근하고 있었는지 포함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과거에는 도보 또는 자전거로 통근하는 노동자는 업무 퍼포먼스가 높다는 연구 결과나 자동차 통근에서 도보나 자전거 통근으로 전환하면 정신건강이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됐다.

연구팀은 교통 수단 개선으로 인한 이동시간과 이동거리 단축은 통근 환경을 개선하고 건강 상태를 개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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