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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환자 의견을 경시하는 경향 있다”

SNS 등을 보면 병원에서 장시간 기다리고 있는데 막상 차례가 되면 진찰이 금방 끝났다는 말이 자주 나온다. 1,000명 이상 환자와 임상의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검사로 특정이 어렵고 환자 자가 신고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은 병이라고 해도 환자 의견은 경시되기 쉽다고 한다.

케임브리지대와 킹스칼리지런던 연구팀은 2023년 12월 18일 의학지 류머티즘학(Rheumatology)에 게재한 연구를 통해 진단이 어려운 자가 면역 질환인 NPSLE(neuropsychiatric SLE)를 주제로 진단에 사용되는 13종류 단서와 이에 대한 임상의 평가를 검토했다.

NPSLE는 면역이 자신의 몸을 공격해 버리는 SLE 중에서도 특히 뇌와 척수, 기타 신경이 영향을 받는 것으로 두통이나 환각 등 증상이 나오는 질환이다. 이런 정신 신경 증상은 발진처럼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간과되기 쉽고 환자 QOL 저하와 조기 사망으로 이어지기 쉬운 것으로 지적됐다.

임상의 400명을 대상으로 진단할 때 중시하는 항목을 조사한 결과 환자 자가 평가를 상위 3가지 단서에 넣은 임상의는 4% 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임상의는 SLE에 대한 지식이 없었고 이 질병에 대한 검사 정확성에도 한계가 있다는 걸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평가와 검사를 최우선 단서로 삼았다고 한다.

한편 환자 자가 신고는 임상의로부터 최저 순위 출처를 보였다. 또 연구에 참가한 NPSLE 환자 676명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46%는 자신의 질병에 대한 의견을 전혀 묻지 않거나 거의 묻지 않았다고 답했다.

연구팀은 환자 의견이 종종 경시되는 건 객관성과 정확함을 혼동하기 때문이 아닐까 보고 있다. 확실히 객관성은 중요하지만 NPSLE 같은 류마티스 질환에선 객관적 검사가 오진과 간과로 이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뇌 스캔 결과가 완전히 정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NPSLE였던 경우가 종종 있다는 지적이다.

또 의사는 가능하면 객관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의사 본인이나 환자 개인적 특징에 의해 진단이 좌우되어 버리는 경우도 이번 연구에서 부각됐다. 예를 들어 남성 의사는 여성 의사보다 환자가 자신의 증상을 과잉 강조한다고 느낄 가능성이 높았고 여성 환자는 기분 탓이라고 오진을 받기 쉽다고 한다.

의사는 예약이 많거나 진단 시간이 짧아지는 등 자원 부족에 직면하기 때문에 환자 모든 얘기를 듣는 건 어렵지만 객관적 검사만으론 확인할 수 없는 증상을 나타내는 질병도 존재한다. 연구팀은 의료에선 환자의 살아있는 경험 깊이와 의사의 배운 경험 폭이 모두 존중되고 평가되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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