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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과학‧통계가 부당한 유죄를 만들 수도 있다

현대 범죄 수사는 과학적 분석에 기초한 물증과 전문가 의견을 강조하지만 과학에 대한 과신은 때론 심각한 실수로 이어질 수 있다. 겉보기에 맞는 것 같은 과학적 증언이 부당한 유죄 판결로 이어진 사례는 어떤 게 있을까.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어바인과 미시간대학이 정리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면죄를 받은 사례 233건 중 44건이 법의학적 증거나 전문가 증언이 유죄 요인이라고 되어 있었다고 한다. 이런 문제 대부분은 과학적 증거에 대한 과도한 신뢰와 법조 전문 지식 부족으로 인한 것이지만 증거를 과장하거나 불확실성을 과소평가하는 전문가 증인에 의해 더 심각해진다.

이런 전형적인 예가 영국 소아와 의사인 로이 메도우 증언으로 무고한 어머니가 살인자로 만들어진 1999년 재판이다. 샐리 클라크라는 여성이 생후 얼마 안된 아이가 계속 사망한 사고를 다룬 사건으로 법정에 선 메도우는 이런 경우 아이가 유아 돌연사 증후군으로 사망할 확률은 8,543분의 1이라며 다시 말해 우연히 아이 2명이 죽을 확률은 배에 이르는 7,300만분의 1이라고 증언했다.

그렇지 않다는 게 증명되지 않는 한 유아 1명 돌연사는 비극이지만 2명째라면 의외이며 3명째라면 살인이라는 메도우의 법칙에 따라 클라크는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 투옥하게 됐다. 8,543분의 1이 2회 일어날 확률은 7,300만분의 1이라는 주장은 각각 시도가 완전히 독립적인 경우에는 적용될 수 있지만 SIDS에는 단일 가족 내에서 다발할 수 있다는 역학적 증거가 존재하며 독립적으로 발생한다는 생각은 지지되지 않는다.

SIDS 다발은 확실히 드물지만 어머니에 의한 자살 복수 발생도 드물기 때문에 어떤 가능성이 높은지를 판단하려면 상대적 우도 그러니까 그럴듯함을 비교해야 한다. 클라크의 경우 왕립통계학회는 메도우의 증언을 엄격하게 비난하고 의학지에도 반론 논문이 게재됐다.

긴 법정 투쟁 끝에 2003년 클라크 판결은 뒤집히며 메오두 증언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다른 어머니도 무죄가 됐다. 또 메도우는 의사 당국으로부터 직업상 부정 행위로 유죄가 인정되어 의사 활동을 금지 당했다. 하지만 클라크는 2007년 급성 알코올 중독으로 사망했다.

검찰관 오류는 다양한 경우 발생한다. 예를 들어 범행 현장에서 채취된 혈액형이 보유자 5%만의 특이한 혈액으로 이 혈액형을 가진 용의자가 발견됐더라도 이는 95% 확률로 유죄라는 의미는 아니다. 왜냐하면 2,000명 정도 작은 마을조차 이 혈액형 보유자는 100명이기 때문에 용의자가 범인일 가능성은 100분의 1 그러니까 1%에 지나지 않는다.

과학과 통계는 정의를 추구하는데 중요하지만 불확실성과 단점이 있다는 건 장점만큼 명확해야 한다. 증거와 통계도 오해를 초래하지 않도록 배경 설명이 필요하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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