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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AI가 모르는 상황, 사람에게 배운다?

자율주행 차량은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인간보다 몇 배 주위 상황을 더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하지만 여전히 상황에 따른 감지가 늦거나 잘 되지 않아 사고를 일으키기도 한다. 주위 정보를 잘 수집해도 처리 방법을 학습하지 않았거나 학습 중이라면 이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MIT 공동 연구팀이 자율주행 AI가 갖춘 이런 사각을 없애기 위한 학습 모델을 개발했다. 현재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에선 먼저 얼마간 가상 공간을 이용한 시뮬레이션으로 AI에게 기초적인 운전 방법을 학습시킨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는 상정하지 않은 상황에 대처를 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큰 흰색 트레일러가 도로를 가로지르고 있다면 이를 트레일러로 판별하지 못하고 아무 것도 없는 공간으로 착각하거나 고속도로에서 빨간 경고등을 점멸하는 구급차가 오면 갓길에 정차해버리는 등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2018년 열린 인공지능학회의 자율주행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에 관한 국제회의에서 발표된 논문에선 AI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됐을 때 인간이 어떤 운전으로 대응했는지를 학습해 AI 자율주행의 사각지대를 발견, 보완하는 모델을 설명한 바 있다.

이 모델을 적용하면 실시간 그러니까 실제 도로를 주행 중에도 운전자가 비상시에 취한 대응을 학습하고 AI를 보정할 수 있다. 간단하게 예를 들면 AI가 어떤 이유로 도로 차선을 벗어났을 때 운전자가 운전을 인수했다면 뭔가 문제가 발생한 걸 AI가 인식해 대응 내용을 학습할 수 있다.

연구팀은 자율주행 차량을 과신해 어떤 상황에서도 안전하다고 오인하는 걸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AI 알고리즘이 처리할 수 없는 상황을 파악할 뿐 아니라 확률을 계산해 대응 패턴을 결정하고 어떤 쪽이 가장 안전한 대처 방법인지 어떤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판정한다.

자율주행 시스템에 의한 전체 주행 시간 중 90%가 안전하다고 해도 나머지 10%에서 사고가 나면 의미가 없다. 이런 경우는 아직도 AI가 대처 방법을 학습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불행하게도 이번 모델은 아직 논문이 발표된 직후여서 컴퓨터에 한정된 매개변수와 비교적 간단한 조건을 마련한 시뮬레이션 테스트만 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앞으로 실차 테스트를 진행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 같은 모델이 잘 작동한다면 자율주행 차량은 더 실용적이 될 것이다. 현재 자율주행 차량은 아직 눈이 쌓여 라인이 안 보이게 된 도로 등에 대한 대응에 문제가 있다. 하지만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 모델이 잘 작동한다면 프로 운전사 수준으로 운전이 능숙한 자율주행 차량의 등장도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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