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토양에서 볼 수 있는 흔한 곰팡이 2종이 실험실 환경에서 플라스틱을 분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아스페르질루스테레우스(Aspergillus terreus)와 엔지오돈티움 알붐(Engyodontium album)이라는 곰팡이가 거의 재활용되지 않는 플라스틱 일종인 폴리프로필렌을 분해하는 능력을 검증했다.
폴리프로필렌은 자외선, 열 또는 펜톤 시약으로 전처리됐다. 전처리를 실시해 곰팡이에 의한 분해가 촉진되어 프로세스 전체가 효율적으로 된다는 것. 이후 전처리를 실시한 폴리프로필렌과 곰팡이를 함께 페트리 접시에 넣어 배양하자 폴리프로필렌은 30일간 21%, 90일간 25∼27% 분해됐다고 한다.
폴리프로필렌은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쓰레기 4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곰팡이 2종이 폴리프로필렌을 분해할 수 있다는 사실은 연구자 입장에선 기쁜 성과다. 연구팀은 폴리프로필렌은 식품 용기나 옷걸이, 랩 등 다양한 일상 용품에 사용되는 일반적인 플라스틱이지만 재활용률은 불과 1% 밖에 안 되어 플라스틱 쓰레기로 전 세계를 오염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 연구 이후 해양 미생물에서도 비슷한 실험을 했다고 한다. 그러자 토양 곰팡이보다 해양 미생물이 효율적으로 분해를 했다고 한다. 좋은 소식이지만 상업용으로 확장하려면 여전히 많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과제 중 하나는 분해하지 않으면 안 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태평양에는 해안 해양 생물이 해저에서 커퓨티니를 만들어 버릴 만큼 대량 플라스틱 쓰레기가 쌓여 있다. 매년 800만 톤에 달하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바다에 버리기 때문에 바다라는 중요한 자연 자원을 휴지통으로 만들어버리고 있다.
물론 박테리아나 곰팡이, 태양광 등 자연의 힘을 빌려 플라스틱 쓰레기를 분해할 수 있게 되는 건 대단한 일이지만 그리 간단하지도 현실적인 해결책도 아니다. 플라스틱 제품을 사용하는 개인도 그렇지만 이보다 기업 입장에선 플라스틱 제품 대량 생산을 멈추고 플라스틱 쓰레기가 자연 환경에 도달하는 걸 미연에 방지할 책임이 있다.
문제 해결로 이어지지 않는 그린워시에 묻힌 재활용 공약보다는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오염 기업에 책임을 물어야 할 때라고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연구팀 역시 개인 행동이나 사회, 기업 활동을 둘러싼 문제 해결 없이는 플라스틱 문제 해결은 있을 수 없다며 기술은 솔루션 절반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