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묘한 거짓말을 알아내야 하는 형사 사건 수사나 재판 등에선 많은 경우 가능한 한 많은 단서가 모인다. 예를 들어 미국 내 동시 다발 테러 사건 이후 미국 공항 경비원은 사람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92개 행동 단서에 신경을 쓰도록 지시받았다. 하지만 새로운 연구는 거짓말을 간파하기 위해선 상대방 이야기에 대한 상세만 보고 그 외에는 무시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보통 거짓말 탐지기로 사용되는 폴리그래프는 혈압과 심박수, 호흡수 등 다양한 생리 반응을 기록하며 사용자는 이런 데이터를 종합 판단한다. 하지만 이 수법에선 잘 훈련된 전문가조차도 우연의 일치를 웃도는 정밀도로 거짓말을 간파할 수 없다.
폴리그래프에선 판정 정밀도가 낮은 건 모순되는 복수 데이터를 순간적으로 통합해 그 결과를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아닌지로 나누는 건 상당히 어렵기 때문이다. 또 대상이 무고한지 유죄인지 고정 관념도 진실을 멀리하는 원인이 된다.
진실은 단순함에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한 암스테르담대학 법의학 심리학 연구팀은 거짓말을 찾는 데에는 단서를 늘리는 게 아니라 오히려 줄이는 게 좋다는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9개 실험을 실시했다.
이런 일련 실험에는 피험자 1,445명이 참여해 학생이 캠퍼스에서의 활동에 대해 쓴 문서, 영상 기록, 인터뷰 영상 또는 대면 인터뷰를 바탕으로 학생의 거짓말을 간파하는 데 도전했다. 학생의 거짓말은 예를 들어 사물함에서 물건을 훔쳤는지 여부에 대한 증언이나 캠퍼스를 돌아다니며 자신의 활동에 대해 진정한 일과 놀람을 말한 학생 영상 등이었다.
이 실험에서 자신의 직감을 의지해 거짓말을 찾도록 지시받은 피험자와 많은 요소를 재료로 판단하도록 지시받은 피험자 성적은 우연의 일치와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증언 상세에만 주목하도록 지시된 피험자는 59∼79% 정확도로 진실과 거짓을 찾는데 성공했다. 증언 상세는 메시지에 사람, 장소, 행동, 물건, 사건, 사건 일시가 어느 정도 포함되어 있는지나 메시지가 완전한지 구체적인지 인상적인지 상세한 정보가 풍부한지 등으로 평가됐다.
이번 실험에서 사용된 최선의 데이터를 이용하고 그 외에는 무시하는 전략은 거짓말을 찾는 게 목적이라는 걸 피험자는 알고 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유효했다. 이는 상세를 판단하는 기법이 고정관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걸 시사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전략이 어떤 경우에도 효과적이지 않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예를 들어 큰 이해가 얽혀 있는 경우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믿음성을 높이기 위해 거짓말 상세 설명을 준비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많은 단서를 수집하거나 빅데이터나 기계학습을 사용하는 게 반드시 더 이상 눈에 띄는 정확도를 향상시키는 건 아니라는 발견은 주목할 만하다.
연구팀은 실험 결과에 대해 이번 데이터에 의해 좋은 단서 하나에 의존하는 게 많은 단서를 사용하는 것보다 유익하다는 걸 보여줬다고 밝히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