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도시 건물에서 교외 도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소에 조명을 섳치해 밤에도 밝고 안전한 생활 공간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런데 인간이 만들어내는 인공적인 밤 조명이 다양한 동물 행동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
인간이 만들어내는 야간 빛 강도와 빛이 닿는 범위는 연간 2∼6% 정도 비율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오염물질 중 하나라는 지적이다. 많은 생물은 태양이나 달 등 빛에 따른 생활 주기를 확립하고 있지만 야간에 원래 존재하지 않던 빛이 만들어지면서 일상 리듬이나 호르몬이 변화해 수면, 교배 등 다양한 것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알에서 막 부화된 바다거북 새끼는 바다에 반사되는 달빛에 의지해 바다로 향한다. 하지만 해변을 따라 가로등이 있으면 이 빛에 끌려 내륙으로 향해 버리는 경우가 있다. 그 결과 차에 치어 죽거나 수영장에 익사해버리기도 한다. 또 주광성을 갖춘 곤충은 방향 감각을 잃고 계속 가로등에 부딪치는 일이이나 반딧불이 수컷을 끌어당기기 위해 발하는 빛이 가로등에 흩어져 교배를 잘 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그 밖에 매년 새 수백만 마리가 도시 빛에 갇혀 어떤 해를 입거나 죽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빛을 피하는 박쥐와 일부 소형 포유류에게는 인간 빛이 닿는 환경은 더 이상 서식지가 되지 않는다. 이 경우 가로등 증가는 서식지 파괴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원래는 낮에만 먹이를 채취하는 동물에게 야간 빛은 채식 행동 연장을 불러온다. 여기에는 포획할 수 있는 먹이가 증가한다는 장점도 있지만 곤충니나 거미를 이용한 연구에선 야간 빛이 면역 기능을 저하시키거나 성장, 발달, 번식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최근에는 인간 빛이 가져오는 악영향이 널리 알려지게 되어 동물에 대한 영향을 완화하려는 시도도 진행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에선 도시에 있는 해변 근처 가로등 색을 더 동물 영향이 작은 호박색으로 바꾸는 것 외에 거북이 번식기에는 가로등을 끄고 있다고 한다.
또 가장 장거리를 건너는 철새 쇠부리슴새(Puffinus tenuirostris)가 거치는 오스트레일리아 빅토리아주 필립섬에서도 호박색 조명을 채택하는 것 외에 철새가 건너가는 기간에는 이동 경로를 따라 소등하는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이런 전략은 야간 조명이 동물에게 미치는 영향을 줄이고 무수한 동물 생명을 구했다고 한다.
동물에게 미치는 영향을 완화시킬 수 있는 행동을 보면 정말 조명이 필요한 특정 영역만 비추도록 기본 밝기를 약화시키는 것. 센서와 조광기를 이용해 조명을 켜는 시기와 밝기를 조절하는 것. 가능하면 조명을 지면에 가까운 곳에 설치하고 등에는 실드를 설치해 불필요한 범위까지 빛이 닿지 않도록 하는 것. 야생 생물은 청색, 자주색, 자외선 같은 파장이 긴 빛에 민감하기 때문에 빨강, 오렌지, 호박색 등 야생 동물에 대한 영향이 적은 빛을 선택하는 것. 건물 외벽에 가능하면 저반사 소재로 완성해 조명이 난반사되지 않도록 하는 것 등이다.
빛에 의한 해를 줄이려면 단순히 조명을 켜야 하지만 인간은 일이나 여가, 오락을 위한 이익이 크기 때문에 실제로 조명을 켜지 않게 하는 건 어렵다. 대신 동물에게 치명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조명량을 줄이거나 색감을 바꾸는 건 방법이 될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