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가 내년 4월 5nm 제조공정을 이용한 선행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TSMC는 극외선 노광 장비(EUV)를 도입해 2세대 7nm 제조공정 N7+ 생산을 시작했다는 점을 먼저 밝히고 있다. TSMC는 이미 지난 4월 1세대 7nm 제조공정, N7을 통해 반도체 대량 생산에 들어간 바 있다. 하지만 새로 N7+에선 기존보다 트랜지스터 밀도는 20% 높이고 소비전력은 8% 낮춘다. 또 동작 주파수는 6∼12%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다른 중대 발표는 앞서 소개한 5nm 제조공정, N5다. RP(Risk Production)의 경우 앞서 밝혔듯 빠르면 내년 4월 생산할 것이라는 언급이 그것이다. RP는 특정 고객의 칩 생산 의뢰를 받지 않고 팹이 독자적으로 선행 시험 성격으로 실시해 생산하는 걸 말한다. 수요가 있을지도 모를 모색 단계에서 팹이 선행 투자를 통해 위험을 감수해 생산한다는 의미로 이 같이 불린다.
물론 N7+는 어디까지나 기존 N7의 개선형 버전이다. 성능만 따지면 비약적인 수준까지 발전을 기대할 수는 없다. 이에 비해 미세화를 더 진행한 N5, 5nm 제조공정은 14층에 이르는 EUV를 이용하며 반도체 밀도 역시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 주류인 N7 반도체 칩과 견주면 N5 세대가 되면 트랜지스터 밀도는 1.8배가 된다. 이렇게 되면 반도체 제조사는 설계 면적을 무려 45%나 줄일 수 있다. 소비 전력은 20% 줄고 동작 주파수는 15% 늘어날 전망이다.
TSMC는 내년 4월 N5를 이용해 칩셋을 생산하지만 RP에서 제품화 그러니까 대량 생산까지 걸리는 기간이 보통 1년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N5 제품화는 2020년 2분기 시장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TSMC에 반도체 생산을 위탁 중인 애플이 2020년 내놓을 아이폰은 5nm 제조공정을 이용한 가칭 A14 칩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EUV 기술 도입이 필수가 되면서 반도체 팹 업계에선 팹 설립 비용이 늘어나고 있다. 경쟁사인 글로벌파운더리의 경우 7nm 제조공정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히는 등 개발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2020년까지 반도체 산업이 지금 같은 호조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가운데 TSMC가 거액의 선행 투자라는 위험을 감수하는 건 또 다른 거대 경쟁자인 삼성이나 인텔을 떨쳐내려는 수로 볼 수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