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버드대학에서 스핀오프한 메타렌즈(Metalenz)는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편광렌즈를 개발해 보안이 뛰어나고 노치가 필요 없는 스마트폰을 실현하려 한다.
메타렌즈는 회사명 그대로 메타렌즈 또는 메타서피스 등으로 불리는 비교적 새로운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메타렌즈는 지금까지 150년 이상 이어져온 카메라나 렌즈 제작을 혁신하는 기술이라고 한다.
카메라는 대부분 스마트폰 전면 뒷면에 붙어 있는 걸 포함해 여러 렌즈 요소가 쌓인다. 각각 렌즈 소자는 피사체로부터 빛을 굴절시켜 센서를 모으는데 이 때 왜곡이나 수차를 최소한으로 억제할 수 있도록 형성되어 있다. 이 방법은 깨끗하고 선명한 이미지를 제공하지만 전체 렌즈가 커지는 단점도 있다. 렌즈 소자가 늘어날 정도로 화질은 높아지지만 이런 이유로 프로 작가가 사용하는 SLR 카메라 렌즈가 거대해지기도 한다.
카메라 렌즈 제조에는 정교함이 요구되며 각 렌즈 요소는 완벽한 각도로 구부러져 연마되어 있다. 메타렌즈는 이 문제와는 완전히 다른 접근 방식으로 작업한다. 메타렌즈는 얇고 평평하지만 표면에는 섬세한 나노 구조 수천 개가 무수한 동심원처럼 늘어서 있다. 이 나노 구조가 기존 렌즈 곡면과 똑같이 작용해 빛 방향을 바꾸는 것이다. 여기에는 렌즈 소자 복수가 아니라 렌즈 1장만 있으면 된다. 그 결과 기존 렌즈보다 좋은 화질은 아니지만 같은 정도 화질로 촬영할 수 있다.
메타렌즈를 사용하는 장점은 많다. 대량 생산이 가능하며 필요한 설비는 마이크로칩을 만드는 것과 같기 때문에 스마트폰과 같은 소비자 기기에 넣는 것도 지금보다 훨씬 저렴하게 할 수 있다. 렌즈 1장으로 끝난다는 건 카메라 센서에 닿는 빛도 많아져 어두운 환경에서 촬영 성능도 높아진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메타렌즈가 스마트폰 카메라 돌출구나 화면 상단 노치를 없애는 것이다.
메타렌즈가 발표한 건 폴라아이즈(PolarEyes)라는 새로운 메타렌즈 기술로 기존 카메라가 편광 정보를 센서에 전달한다. 편광을 포착하는 카메라는 이전부터 있었지만 비싸고 연구나 공학, 의료 분야에서 대기 오염이나 유방암 검출, 물건 강도 검사라는 목적으로 사용되어 왔다. 메타렌즈는 궁극적으로 메타렌즈를 스마트폰에 넣을 정도로 소형화해 소비자용 제품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얼굴이 절반 밖에 보이지 않는 사람도 편광을 이용하면 더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다. 많은 스마트폰 얼굴 인증 기능은 가면이나 인쇄한 얼굴 이미지로도 속일 수 있다. 하지만 인간 얼굴 피부가 반사하는 편광은 실리콘 가면이나 사진 종이에서 반사하는 빛과는 완전히 다르고 어려운 이미지 인식 알고리즘이나 전용 프로세서가 없어도 쉽게 판별할 수 있다.
애플 페이스ID는 트루뎁스(TrueDepth) 카메라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얼굴 인식 시스템보다 속이기 쉽다. 트루뎁스 카메라는 사용자 얼굴에 보이지 않는 빛을 투사하고 3D 구조를 파악해 인증하고 있다. 하지만 이 해상도는 낮다. 최근에는 마스크로 얼굴 절반이 숨어 있으면 페이스ID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게 밝혀졌다. 마스크를 한 얼굴에서도 인증하려고 하면 결과적으로는 보안 수준을 낮추게 된다.
메타렌즈 폴라아이를 이용하면 페이스ID와 같은 얼굴 인증 기능을 더 안전하게 할 수 있고 마스크로 얼굴 일부가 숨겨져 있을 때에도 사용할 수 있다. 또 아이폰 트루뎁스 카메라는 센서 하나로 화면 아래에 숨길 수 있는 작은 메타렌즈로 대체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노치 없이도 페이스ID 기능을 노트북에도 넣을 수 있다. 현재는 노트북 화면이 너무 얇아서 트루뎁스 카메라가 들어가지 않는다.
메타렌즈 기술에는 많은 잠재력이 있어 하버드대학 등이 연구 수준에서 실용 수준으로 진행하려 한다. 이는 스마트폰에 실리는 건 언제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스마트폰 뿐 아니라 소비자 장치 전체로 봐도 메타렌즈 기술이 실리는 시기는 모호하며 코로나19 하에 공급망이 혼란스러워 전망은 더 어렵다. 하지만 언젠가는 스마트폰이 값비싼 디지털 카메라조차 대체할 수 있고 더구나 스마트폰에는 노치도 없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