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빈더 쿠마르(Devinder Kumar) AMD CFO가 지난 9월 9일(현지시간) 개최된 도이치뱅크기술콘퍼런스(Deutsche Bank Technology Conference)에서 AMD는 고객이 요구하면 ARM 기반 칩을 제조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그는 경쟁 ARM 칩에 대한 AMD 측 견해에 대한 질문에 자신의 입장에서 말할 때 컴퓨팅 솔루션을 보면 이게 x86이든 ARM이든 또는 다른 분야이든 자사가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분야라고 답했다. 또 AMD가 컴퓨팅이라는 걸 잘 알고 있으며 또 ARM과도 좋은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고객이 특정 제품을 이용해 자사와 함께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하는 걸 이해하며 컴퓨팅은 x86이 압도적인 힘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원하는 게 x86 아키텍처가 아니라면 자사는 이를 실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쿠마르 CFO 발언은 AMD가 특정 ARM 기반 프로세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는 걸 나타내는 건 아니지만 고객 희망에 따라선 ARM 기반 프로세서도 기꺼이 개발하려는 자세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했다.
리사 수 AMD CEO 역시 올초 개최된 투자 관련 행사에서 AMD는 ARM에 대해 많은 경험을 갖고 있다면서 ARM 역사에서도 상당한 설게를 해왔으며 실제로 ARM은 여러 면에서 자사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특정 고객에게 ARM이 고성능 컴퓨팅 솔루션이라고 생각한다면 AMD도 해당 분야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AMD는 2014년 당시 수석 핵심 설계자인 짐 켈러 주도로 Armv8 기반 마이크로 아키텍처인 K12를 진행했다. K12는 x86 기반 AMD64 명령어세트에 따라 젠(Zen) 마이크로아키텍처와 거의 동시에 개발을 시작했지만 젠 마이크로 아키텍처는 라이젠 시리즈에 채택된 반면 K12는 제품화되지 않았다.
한편 x86 아키텍처를 개발하고 데스크톱PC용 CPU 시장과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AMD 경쟁자인 인텔은 최근 RISC-V에 주목하고 있으며 지난 6월에는 RISC-V 칩을 개발하는 반도체 기업인 사이파이브(SiFive) 인수를 검토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애플 역시 맥북과 아이패드 프로에 탑재하는 SoC인 M1은 ARM 구조를 택하고 있다. 또 아마존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인 AWS 역시 독특한 디자인을 취한 ARM 기반 프로세서인 그래비톤2(Graviton 2)를 발표했다. 반도체 업계가 x86 아키텍처 의존에서 탈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x86 아키텍처가 사라지는 건 아니겠지만 어떤 시장에서 더 많은 종류 칩이 등장하고 그 중 일부는 예상하지 못한 기업에서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런 가운데 AMD는 고객을 위한 ARM 기반 칩을 낸다고 말한 것이어서 이를 실현할지 여부보다는 언제 실현될지가 주목해야 할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