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자산 분석 기업인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가 암호화 자산 이용이 활발한 국가를 나타내는 지수인 글로벌 암호화폐 도입 지수(Global Crypto Adoption Index) 2020년 7∼2021년 6월 버전을 발표했다. 전 세계 154개국을 대상으로 국가별 구매력이나 개인 사용자 거래량을 분석한 결과 세계 전체 암호화 자산 이용이 2020년에서 2021년 사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신흥국에서 P2P 플랫폼을 이용한 거래가 늘어난 걸 발견했다고 한다.
체이널리시스가 발표한 지수는 암호화 자산 사용 정도에 대한 객관적인 척도를 제공하기 위해 2020년부터 발표하고 있는 것이다. 국가 자체 경제 상황과 기관 투자자 등 요소에 좌우되는 게 아니라 일반인에 의한 개인간 거래와 저축에 대한 암호화 자산 이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이 지수는 계산에서 3가지 요소를 마련하고 있다.
첫째는 구매력 평가 가중치는 해당 국가가 암호화 자산을 받은 총액. 이 수치는 특정 국가가 기간 동안 받은 암호 자산 총액을 특정 제품을 얼마에 살 것인지에 따라 교환 비율을 구매력 평가 PPP로 가중한 것으로 국가별 돈 가치를 반영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같은 기간 100달러를 받은 국가가 2개 있다면 1인당 PPP가 낮은 국가가 더 거주자 1인당 자산에서 차지하는 암호화 자산 거래 비율이 크다고 간주되며 지수 상위에 오르는 구조다.
둘째는 구매력 평가 가중치는 개인 암호 자산 거래 금액. 글로벌 암호화폐 도입 지수는 전문가와 기관 투자자가 아닌 개인에 의해 암호화 자산 거래량을 지수로 통합하는 1만 달러 미만 암호 자산 거래를 측정하고 있다. 이 거래 금액에 대해서도 PPP에 가중치를 두고 금액도 PPP가 더 낮은 쪽이 상위에 오른다.
셋째는 인터넷 사용자 수와 PPP에서 가중한 P2P 거래 플랫폼을 통한 거래량. 중앙 집중식 거래소에 액세스할 수 없는 많은 신흥국에선 P2P 거래 플랫폼을 통해 거래를 암호화 자산 거래량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체이널리시스는 로컬비트코인(LocalBitcoins)과 팍스풀(Paxful) 2가지 주요 P2P 거래 플랫폼 데이터를 기준으로 각국 암호 자산 P2P 거래량을 측정하고 인터넷 사용자 수와 PPP에 가중치를 실시한다.
이런 3가지 통계로 산출한 지수 상위 20개국을 보면 1위부터 베트남, 인도, 파키스탄, 우크라이나, 케냐, 나이지리아, 베네수엘라, 미국, 토고,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태국, 중국, 브라질, 필리핀, 남아프리카공화국, 가나, 러시아, 탄자니아, 아프가니스탄 순으로 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남미 등 신흥국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또 1위인 베트남을 1.00으로 한 인덱스 스코어(Index score)를 기준으로 2위 인도 0.37, 3위 파키스탄 0.36 순이다.
3개 요소 모두 상위권을 기록한 베트남의 경우 비트코인을 이용해 선물카드를 구입할 수 있는 기업 비트리필(Bitrefill)에게 최고 시장 중 하나라는 지적이다. 체이널리시스 측은 베트남인은 도박 전통이 있는 것 외에 젊고 기술에 정통한 사람이 건전한 투자보다 암호화 자산을 선호하는 이유가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
또 체이널리시스는 이번 결과에서 세계적인 암호 자산 이용이 급증하고 있는 것도 지적하고 있다. 글로벌 암호화폐 도입 지수는 2020년 2분기 불과 2.5이던 점수가 1년이 지난 2021년 올해 2분기에는 24로 급증했다는 것이다.
TOP20에 이름을 올린 케냐, 토고, 베트남, 탄자니아, 베네수엘라, 아프가니스탄 같은 국가는 1인당 P2P 거래 플랫폼을 이용한 암호화 자산 거래량이 방대했다. 이런 신흥국 통화 평가 절하 우려로 현금 저축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P2P 거래 플랫폼에서 암호화 자산을 구입해 자산을 지키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TOP10에 이름을 올린 아르헨티나에서 반복되는 통화 평가 절하와 기본 하이퍼인플레이션, 코로나19 유행, 3년에 걸친 경기 침체 등 경제 위기가 심각하다. 이와 더불어 2019년 자본 규제에 의한 외화 구매 제한 등을 받은 결과 암호화 자산이 주목받고 있다.
20위에 오른 아프가니스탄에선 2021년 8월 탈레반 반군이 정권을 장악하기 이전부터 비트코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며 일부는 자산을 비트코인으로 바꾸고 있었다고 한다. 여전히 현금 경제가 주류인 아프가니스탄이지만 탈레반 침공에 의해 은행이 폐쇄되는 등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점점 일반 시민이 암호화 자산을 사용하는 경향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있다.
글로벌 암호화폐 도입 지수는 반드시 완벽한 지수라고 할 수는 없다. 제재 대상국 P2P 거래에 대한 명확한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쿠바 등 제재 대상국이 과소평가되기도 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