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레시피

공룡이 대량 멸종한 날, 도대체 무슨 일이…

티라노사우루스와 스테고사우루스 등 한때 지구상에 서식하던 공룡은 한 시기를 기점으로 대량 멸종된 것으로 간주된다. 공룡이 대량 멸종한 날에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

6,600만 년 전 지구. 공룡 시대가 1억 6,500만 년간 계속되던 시기로 지구는 따뜻하고 편안하고 대부분 육지는 지금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나무와 꽃, 양치류로 이뤄진 무성한 상태였다.

공룡은 지구 곳곳에 서식하고 있고 형체도 크고 종류도 다양했다. 몸길이는 12∼19m 대형 공룡인 티타노사우루스나 쥐라기공원으로 친숙한 티라노사우루스 뿐 아니라 에드몬토사우루스 등 지구에는 생명이 넘쳐 있었다.

하지만 이런 공룡 시대는 6,600만 년 전 어느 날 갑자기 끝을 맞이한다. 끝을 맞은 전조가 된 건 하늘에 반짝이는 빛이 날로 커져 갔을 것으로 보인다. 이 빛은 한때 지구 그림자에 숨어 보이지 않게 됐지만 다시 아침에 빛을 냈다. 그러던 중 태양과 같은 수준으로 크기를 늘리면서 유카탄 반도에 떨어졌다.

이 빛의 정체는 공룡 대량 멸종을 일으킨 것으로 여겨지는 소행성이다. 이 소행성은 음속 60배에 달하는 속도로 대기권에 돌입해 2초 만에 대지에 충돌한 것으로 간주된다. 이 소행성 예상 크기는 직경 10km. 10km라고 하면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 높이를 넘어선다. 현대 여객기조차 소행성을 초과하는 비행을 하지 못한다.

이 소행성이 공룡 시대를 끝낸 것으로 간주된다. 먼저 소행성은 유카탄 반도 바다에 떨어진 해저에 존재하는 암반에 직격한 것으로 간주한다. 이 정도 크기 소행성이 충돌한 경우 핵무기 수십억 개분 에너지가 주위로 방출되어 소행성 자체가 증발하고 발사된 에너지는 섬광이 하늘을 비춰 섬뜩한 하얀 구체가 멘시코만에서 성장한다.

이 구체는 커지면서 암반을 녹여 수만 도 온도 플라즈마화된다. 폭발에 의해 나온 열 방출은 빛의 속도로 전파되고 착탄 지점에서 반경 1,500km에 있는 모든 걸 태워버린다. 또 충돌할 때 에너지가 지각을 강하게 눌러 깊이 25km, 폭 100km에 달하는 거대 크레이터를 형성한다. 바다는 어린이가 웅덩이에 뛰어 들었을 때처럼 수백km 떠밀린다. 이 지점에는 분화구가 아니라 높이 10km 거대한 더미가 일시적으로 형성된 것으로 간주된다.

이 충돌 충격은 몇 분 안에 지구상 모든 지역에 전해진다. 지진으로 환산하면 진도 11 정도 크기이며 이 충격에 의해 착탄 지점에서 멀리 떨어진 인도 대륙에서 3만 년간 화산 폭발이 이어졌다고 한다. 충돌 지점으로 얘기를 되돌리면 폭발이 대기와 격렬하게 충돌한 결과 1,000km/h에 달하는 충격파가 형성됐다. 그리고 주변 일대 토양과 동식물 등 모든 물질 모두가 나뉘고 수천km 떨어진 지역까지 흩뿌려졌다. 이어 일시적으로 형성된 높이 10km 산이 이번에는 안으로 당겨지고 이 때 충격으로 높이 1,000m 해일이 발생한다.

이 해일은 폭발 지점에서 사방으로 퍼져 주변 대륙 해안선에 사는 생물을 익사시킨다. 해일은 발생 15시간 뒤까지도 100m 높이를 유지하는 수준이다. 이전에 우주로 흩뿌려진 파편은 지구 궤도에 수천 년 잔류하다 달과 화성에 충돌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장 비중이 많았던 건 지구도 돌아오는 파편이다. 이런 파편이 공중으로 빠르게 나온 결과 수백 도 고온에 이르고 있어 고온에 도달, 파편이 다수 있었기 때문에 대기 자체 온도까지 상승했다고 한다.

파편에 의해 기온이 얼마나 올랐을까에 대해선 여러 설이 있지만 몇 분 안에 수백 도까지 올랐다거나 1분에 수천 도까지 올랐다는 2가지가 가장 주요한 설이다. 다시 말해 어찌됐든 산업용 오븐 내부 정도 뜨거움에 도달했다는 점은 확실하다는 것이다.

이 온도 상승이 얼마나 영향을 줬을지에 대해선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토양에 급강하하고 동굴에 피신하거나 수없는 생물은 순식간에 즉사했을 뿐 아니라 쏟아진 파편 조각에 의해 대규모 산불 발생 가능성조차 있을 수 있다. 여기에선 세계적으로 대규모 산불이 발생하고 그 중 일부는 몇 개월에 걸쳐 계속됐다는 설을 채택한다.

기화된 맨틀플룸은 대기권에 도달하고 그대로 지구 전체에 퍼진다. 또 대규모 산불에 의해 발생한 그을음이나 충돌할 때 생성된 에어로졸도 가해지기 때문에 햇빛이 차단되어 버린다. 이렇게 지구는 어둠 속으로 가려지고 딸에서 타오르는 불길이 나온다. 이렇게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식물도 햇빛 부족으로 사멸한다.

이렇게 햇빛이 차단되는 사태 영향은 기간이 경과함에 따라 큰 문제다. 며칠 만에 기온이 25도까지 떨어지는 햇빛 부족으로 해양 플랑크톤 90%가 사멸하고 플랑크톤은 해양 먹이사슬 최하층을 담당하는 생물이기 때문에 플랑크톤이 없어진 결과 최종적으론 암모나이트에 이르기까지 멸종한다.

화산재와 토사 식물 사체 등이 표면을 뒤덮고 하늘은 어두워지고 기온도 낮아진다. 이런 환경에선 곰팡이가 번성한다. 기온이 낮아진 결과로 찾아온 겨울은 수십 년 동안 계속 되어 지구상 모든 생물종 75%가 멸종된 것으로 간주된다. 이게 공룡 시대가 끝난 날의 전부다. 수백만 년 동안 지속된 환상이 갑자기 꺾인 날인 것.

물론 살아남은 생물도 있었다. 공룡 직계인 조류와 곧 지구에서 지배적 입장이 된 포유류다. 만일 공룡 시대를 끝낸 소행성이 없었다면 지금 지구가 어떻게 되어 있었을지 상상도 하기 어렵다. 지상을 지배하던 공룡이 갑자기 멸종하지 않았다면 인류가 지금처럼 번성할 기회조차 없었을 가능성이 있다. 인류의 시대는 아직 20만 년 정도밖에 지속되지 않았고 공룡 시대는 1억 6,500만 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0.1% 정도 길이 밖에 되지 않는다.

이 0.1% 정도 기간에 인류는 놀라운 속도로 발전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미래는 아직 불확실하며 미래를 잘 선택하지 않으면 공룡처럼 순식간에 멸망할지도 모른다. 우리와 공룡의 차이는 미래가 불안하다는 자각이 있는지 없는지다.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