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헬기 인제뉴이티가 3번째 비행 중 독특한 앵글로 화성 탐사선 퍼서비어런스를 촬영했다. 이미지 왼쪽 구석에는 인제뉴이티 카메라를 향해 있는 탐사선 모습이 비친다. 인제뉴이티가 사진을 찍은 건 4월 25일 실시한 3번째 비행에서 고도 5m 상공에서 수평 이동을 하면서다. 2021년 2월 18일 화성에 내린 퍼서비어런스는 사진 촬영 당시에는 85m 가량 떨어져 있었다고 한다.
이 사진은 인제뉴이티가 화성 헬기이기 때문에 가능한 컷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탐사선이 화성 풍경을 눈높이로 파악해왔지만 인제뉴이티는 황량한 화성 경치와 6륜 탐사선 조감도를 촬영해냈다.
조금 높고 전망 좋은 지점에서 퍼서비어런스를 바라보는 컷을 담은 유일무이한 광경인 것. 탐사선에 의한 셀카와 위성이 화성 궤도에서 포착한 사진도 있지만 공중 드론 시점에서 탐사선을 담은 첫 사진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
지난 1997년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 마스 패스파인더 탐사선은 로버 소저너(Sojourner)를 촬영한 바 있다. 이 사진 뒤에는 작은 로버가 부지런히 지표면에서 일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무게 11.5kg인 소저너는 지구 이외 천체를 달린 첫 로버였다. 지구 이외 천체에서 동력 비행을 한 인제뉴이티가 비슷한 기념사진을 이번에 찍은 셈이다.
인제뉴이티는 3번째 비행에서 80초 가량 체공하면서 수평 방향으로 50m 비행을 하고 원래 위치로 돌아왔다. 미션팀은 인제뉴이티 성능을 충분히 평가하기 위해 앞으로 시험 비행에서 충돌 위험을 감수할 가능성도 있다. 이 실증 실험은 화성에서 공중 드론을 사용한 야심찬 프로젝트 토대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한편 인제뉴이티가 화성 탐사선 퍼서비어런스가 달린 바퀴 흔적이 보이는 화성 표면을 담은 첫 컬러 사진도 공개되어 눈길을 끈다.
첫 번째 사진은 4월 22일 51.9초 시험 비행 당시 해상도 4208×2120 고해상도 컬러 카메라로 지상 5.2m 상공에서 촬영한 것이다. 화성 탐사선 퍼서비어런스 바퀴 자국과 화성 지상 표면 모습을 잘 볼 수 있다. 색조에 의한 공간 표현이 생긴 덕에 화성 지형을 잘 알 수 있게 해준다.
퍼서비어런스와 너무 떨어져 있는 건 아니었지만 사진에 보이지는 않는다. 인제뉴이티가 이륙한 장소인 라이트형제 필드가 그냥 사진 중앙에 찍히고 인제뉴이티 그림자 부분 왼쪽이 착지 패드다. 오른쪽 위에는 화성 지평선이 살짝 비친다.
2번째 사진은 상공 5.2m에서 촬영한 것으로 마찬가지로 바퀴 자국을 확인할 수 있다.
3번째 사진에도 이 같은 모습은 그대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퍼서비어런스는 4월 30일 실시한 인제뉴이티 4번째 비행 중 다른 행성에서 탐사선이 다른 탐사선 소리를 처음으로 녹음하는 기록을 세웠다.
나사가 공개한 3분 영상은 마스트캠-Z(Mastcam-Z)로 영상을 슈퍼캠(SuperCam) 마이크를 이용해 음성을 수록한 것. 인제뉴이티 로터가 2,537rpm 고속으로 회전하는 있음에도 대부분 바람 가르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이는 퍼서비어런스가 인제뉴이티에서 80m 떨어져 있는 것도 있지만 화성 대기가 매우 얇기 때문에 공기가 적고 또 공기 두께 탓에 소리가 전해지기 어려운 것도 이유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나사는 로터 소리를 84Hz 부근 주파수를 분리해 알아듣기 쉽게 가공했다. 주의 깊게 들으면 인제뉴이티가 화면에서 날아다니는 희미한 로터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나사는 당초 인제뉴이티 소리 녹음에 그다지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녹음으로 이 소리가 화성 대기를 이해하기 위한 정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