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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반도체 기업, 20조 파산 실태는…

미중 무역 마찰로 인해 중국 반도체 제조사인 HSMC(Wuhan Hongxin Semiconductor Manufacturing)가 조업 시작 전 도산했다. 거액 자금을 투입했음에도 반도체 칩을 하나도 생산하지 않고 HSMC가 철수한 경위는 뭘까.

HSMC는 우한시 당국과 베이징광량테크놀러지(Beijing Guangliang Lantu Technology) 합작 투자로 2017년 11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반도체는 중요한 전략 물자이기 때문에 정부 주선 민관 프로젝트로 화려한 시작을 끊었지만 HSMC는 처음부터 이미 많은 문제를 안고 있었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투자사 측 공동설립자 가운데 1명(Cao Shan)은 최종 학력이 초등학교 졸업인 데다 이름도 가명이었다. 또 다른 공동 설립자(Li Xueyen) 역시 알코올 판매와 한약 전매 등을 하던 인물로 반도체 지식은 전무했다고 한다.

노하우 부족을 메우기 위해 HSMC 설립자들은 유명한 반도체 엔지니어(Chiang Shangyi)를 임원으로 영입했다. 하지만 그는 2019년 취임하고 2020년 6월 HSMC를 은퇴해 같은 해 중국 대형 반도체 파운드리인 SMIC 부회장에 취임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HSMC에서 보낸 시간이 악몽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HSMC는 그를 붙잡지 못했지만 단기간 그가 재적했다는 사실은 큰 무기가 됐다. 미국에서 중국에 반도체 제조 장비를 팔지 말라고 강력한 요구가 있었음에도 반도체 제조 장치 선두 기업인 네덜란드 ASML은 HSMC에 중고 노광장치를 팔아 버린 배경에는 그의 네임밸류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ASML 반도체 장비 구매에 성공하면서 HSMC는 중국 내에서 큰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2019년 말에는 자금 사정이 악화되어 공장 건설 사업자에게 지불이 밀리게 됐다. 2019년 12월 기록에 따르면 HSMC는 4개월 전부터 지불이 부족해지기 시작해 체납액이 1,800만 위안에 달했다고 한다.

자금 사정이 악화되면서 HSMC는 2021년 2월 전 직원을 해고하며 사실상 도산했다. 재판 자료에 따르면 우한시 정부는 추정 1,280억 위안 부채를 회수하기 위해 HSMC 토지 1.2km2와 ASML 반도체 제조 장치를 압류했다.

HSMC 같은 실패가 있었음에도 중국에선 2020년에만 2만 개 이상 반도체 제조사가 새롭게 발족하는 등 반도체 붐은 끝날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 이런 사태에 대해 중국국가발전개혁위원회 측 관계자는 2020년 10월 이 상태로는 제조 분야가 중복된 낮은 수준 반도체 칩 제조 공장이 난립할 우려가 있다며 위기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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