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발전 비용은 2030년대에는 화석 연료 발전소 비용보다 저렴해질 것으로 보이며 태양광 발전을 통한 전력 공급량은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언제든 안정적 발전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태양광 발전 보급으로 양수 발전 같은 잉여 전력을 저장하는 시스템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따라 비교적 저비용 에너지 저장 수단으로 중력 에너지 저장 시스템(Gravity Energy Storage)이 주목받고 있다.
스위스 스타트업인 에너지볼트(Energy Vault)가 상업 테스트를 시작한 CDU 알베도 카스티오네(CDU Arbedo Castione)는 110m 높이 타워에 설치한 6개 크레인에 무게 35톤 콘크리트 블록을 상하 운동시켜 최대 80메가와트시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중력 에너지 저장 시스템이다. 콘크리트를 이용한다는 이유로 콘크리트 배터리라고도 불린다.
에너지볼트 측에 따르면 재활용 비용이 많이 드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콘크리트 배터리에 이용하는 콘크리트는 폐기된 콘크리트를 재활용해 만들기 때문에 환경 부하가 적다. 또 콘크리트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같은 에너지량을 절반 비용으로 구입할 수 있다. 또 리튬이온 배터리는 서서히 저하, 교환이 필요하지만 콘크리트 배터리는 교체할 필요가 없다. 에너지볼트는 2019년 1억 1,000만 달러 자금 조달을 한 바 있으며 2021년 콘크리트 배터리 운용을 시작할 예정이다.
스코틀랜드에 위치한 그라비트리시티(Gravitricity)도 실용 단계에 가까운 중력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그라비트리시티가 개발하는 중력 에너지 저장 시스템은 폐기된 깊이 1km 샤프트를 이용해 무게 500∼5,000톤 추를 상하로 움직이게 해 에너지를 출력한다.
그라비트리시티 측에 따르면 이 중력 에너지 저장 시스템은 필요한 전력을 빠르게 단시간에 입출력할 수 있다고 한다. 그라비트리시티 중력 에너지 저장 시스템은 2021년 스코틀랜드에서 시험 운용을 개시할 예정이며 신호를 받은 뒤 1초 안에 에너지를 입출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게 목표라고 밝히고 있다.
미국 기업인 그래비티파워(Gravity Power)는 지하에 대량 물을 저장하고 이 물로 거대한 피스톤을 상하로 움직여 에너지를 저장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 시스템에서 6.4기가와트시 에너지를 저장하려면 800만 톤 이상 무게 피스톤이 필요하다. 800만톤에 이르는 거대한 피스톤을 생산하는 건 불가능해보이지만 회사 측은 현대 기술로도 800만 톤 피스톤을 충분히 제조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런 중력 에너지 저장 시스템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이용한 시스템보다 경제적이지만 여전히 높은 비용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전 세계 각국이 기후 변화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어 이런 시스템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한다는 것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