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운송업체인 UPS가 휘발유 같은 화석 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전기만으로 달리는 운송트럭을 발표했다. 마치 SF 영화에 등장할 것 같은 이 차량은 실제로 올해 하반기부터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에서 주행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새로운 운송 트럭은 영국 기업인 어라이벌(Arrival. https://arrival.com)과 공동 개발한 것이다. 배터리는 한 번 충전하면 240km까지 연속 주행할 수 있고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을 곁들여 운전자의 부담을 줄여준다고 한다.
UPS는 이미 2016년부터 어라이벌과 손잡고 다양한 차량을 검토해왔다고 한다. 이미 전기 트럭 300대와 하이브리드 트럭 700대를 운영 중이며 지난 2009년 이후 7억 5,000만 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첨단 기술과 대체 연료 차량 개발에 투자해왔다. UPS는 유럽 이외 지역에서도 대체 에너지를 이용한 차량 개발에 투자를 진행 중으로 지난해 12월에는 테슬라 측에 전기 트럭인 세미(Semi) 125대 규모 예약 주문을 하기도 했다.
세미는 테슬라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EV 트레일러 헤드다. 기존 디젤 엔진 같은 석유 없이 리튬이온 배터리만으로 한 번 충전하면 800km에 달하는 연속 주행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세미는 오는 2019년부터 생산에 들어갈 예정.
세미는 트레일러 헤드, 그러니까 트레일러를 운반해주는 차량이다. 후륜에 위치한 모터 4개를 이용해 주행하며 제로백은 5초, 36톤 화물을 잡아당긴다고 해도 20초면 충분할 만한 순발력을 갖추고 있다. 또 전기 트럭인 만큼 수많은 스위치나 레버를 빼고 테슬라 차량답게(?) 널찍한 디스플레이에 정보를 통합, 깔끔한 인테리어를 갖추고 있다.
눈길을 끄는 건 오토파일럿 기능을 지원하며 여러 대를 연이어 달리게 하는 플래튠 주행, 그러니까 집단 주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공기 저항을 줄이고 소비전력도 낮다져 결국 운영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 테슬라 측 주장에 따르면 세미는 2년간 20만 달러 이상 비용 절감이 가능해 2년 가량이면 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고 한다. 또 구동계는 160만 km까지 내구성을 보장한다.
한편 UPS와 협력 중인 어라이벌 역시 UPS 외에도 영국 우편 회사인 로열메일(Royal Mail)을 위한 프로토타입 차량을 발표하기도 했다.
매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차량 구입자 중 30%가 하이브리드나 전기 차량 구입을 고려하고 독일에선 이 같은 비율이 45%까지 높아지는 등 전기 차량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UPS를 비롯한 물류기업의 B2B 용도 전기 차량 도입과는 별개로 전기자동차가 대중화되려면 아직까지는 몇 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지적도 있다.
먼저 배터리가 비용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탓에 배터리 분야에 대한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제조사 입장에서도 이익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 또 보급형 모델이 늘어나야 한다. 미국에선 차량 보급이 늘어나는 가격대가 3만 달러 안팎이라고 한다. 해당 가격대 모델이 늘어야 판매대수가 늘어난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