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과학재단 NSF가 푸에르토리코에 위치한 아레시보 천문대(Arecibo Observatory) 붕괴 현장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아레시보 천문대는 305m자리 반사경 중앙 상공에 반사된 전파를 수신하는 돔 형태 수신계 플랫폼을 매단 모습을 하고 있다. 지난 8월 플랫폼을 지지하는 케이블 등 1개가 지주 측 소켓에서 떨어져 채찍을 치듯 반사경에 낙하해 30m 균열이 생긴 바 있다. 또 11월 6일에는 같은 기간 연결된 주요지지 케이블 단선이 발생하고 남은 3개 케이블로 수신 계기 플랫폼 부하가 늘어 반사경 시설 전체 안전성이 우려되는 사태에 빠졌다. 현장에 파견된 엔지니어는 지구 뒤쪽 케이블을 당겨 백스테이를 풀고 지주 부담을 줄이려 했지만 언제 새로 케이블이 끊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에서 작업을 수행하려면 준비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
결국 12월 1일 남은 케이블 1개가 잘렸고 남은 지지 케이블과 지주가 손상, 플랫폼이 반사경 위에 낙하하는 모습이 감시 카메라 영상에 담긴 것이다.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지만 다행히도 주변에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부상자는 없었다고 한다. 또 가장 위험한 중량물이 붕괴해버려 나머지는 현장 잔해를 청소하는 꼴이 되어버렸다. 물론 반사경 부분도 불안정한 상태여서 안전을 유지하면서 작업할 필요가 있다.
12월 1일 붕괴 당시 NSF 측은 이미 305m 반사경을 가진 전파망원경 수리와 운영 복귀는 포기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재사용을 하려면 처음부터 건설하는 시간과 비용 정도가 필요할 것으로 보여 복구 가능성은 높지 않다. NSF는 주요 연구 장비와 시설을 구축하기 위한 명확한 프로세스가 있다며 하지만 여기에는 과학계 평가와 더불어 의회에서 자금을 충당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거대한 전파 망원경은 폐지해도 NSF는 다른 연구 관측 장비와 시설 운영을 계속해 나갈 의향을 나타내고 있다.
NSF가 천문대 폐지 움직임을 보인 이후 학생과 과학계 전문가 140여 명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아레시보 천문대 보존을 위한 운동을 시작하기도 했다. 2주간 6만 6,000명이 천문대 복구를 기원하는 서명을 해 미 백악관에 천문대 재건을 청원하는 운동으로 발전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