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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직원 “페이스북, 글로벌 정치 정보 조작에 속수무책”

9월초 페이스북에서 해고된 직원 소피 장(Sophie Zhang)이 쓴 6,600단어에 이르는 노트는 거대한 SNS를 통해 온갖 국가가 정치적 오보 공작을 실시하고 있다는 점을 폭로하고 있다. 이 문서에 따르면 외국 정부가 페이스북을 자국민을 속이기 위해 대규모 악용한 구체적인 예를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메모에는 예를 들어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온두라스 대통령이 자신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가짜 계정을 대량으로 생성해 캠페인을 벌인 사례가 구체적으로 기록되어 있다. 페이스북은 이를 해결하는데 9개월이 걸렸고 처리 이후에도 새로운 가짜 계정이 들끓어 캠페인이 계속되기도 했다고 한다.

그 뿐 아니라 아제르바이잔에선 집권여당이 가짜 계정을 이용해 야당에 대한 괴롭히는 게시물을 올렸고 이에 대해서도 페이스북이 1년에 걸쳐 아직도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한다.

소피 장은 페이스북의 지지부진한 대책을 지휘하는 임원진에 우려를 나타내고 자신의 역할 범위를 넘어 선거 결과에 영향을 주거나 다양한 정치적 후보를 폄하하거나 논란을 일으키는 악의적 활동, 봇 네트워크를 식별하는 작업을 실시했는데 이런 행동을 중단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해고됐다고 주장했다. 제시된 퇴직금 6만 4,000달러도 거부했다고 한다.

그 밖에 2020년 2월 열린 인도 델리 지방 선거에선 선거 결과에 영향을 주려는 1,000명 이상으로 이뤄진 정치집단 활동 적발에 노력했고 최근 몇 개월간 스페인 보건부 페이지와 미국 페이지에 있는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무단 조작하려던 낮은 수준 가짜 계정 67만 2,000건을 삭제했다고 한다.

하지만 소피 장은 페이스북이 여러 국가 여론을 조작하려는 개별적 정치 조작 사건을 방치하고 대국적인 문제에만 집중하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예를 들어 2019년에는 볼리비아 야당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는 악의적 활동을 발견했지만 곧바로 행동하지 않았다. 그러자 몇 개월 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사임하고 대규모 시위로 수십 명이 사망했다.

소피 장의 메모는 페이스북 내부에선 데이터사이언스 등 전문 직원조차 전 세계 지도자와 유명 사용자 활동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걸 보여준다. 그는 자신이 누군가의 감독 없이 여러 국가 원수에 영향을 주는 결정을 세계적으로 저명한 정치인에 대한 강제 행동을 실행했다며 당시 지식에 따라 최선의 결정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사안별로 어디까지 관여하고 빠져야 할지 문제가 있다며 자신의 손이 피로 물들어 있다고 느낀다고 적었다.

물론 소피 장은 페이스북이 악의적인 사람에 의해 의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하는 건 아니다. 다만 페이스북 경영진은 광고 활동과 연관한 의사 결정과 주로 서양 문제에 눈을 돌리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번 비난처럼 크게 주목받지 않는 전 세계 정치적 문제에 대해 중간급 간부나 직원이 큰 결정을 내릴 필요를 느낀다는 건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상황 개선을 요구하기 힘들어 소피 장은 어쩔 수 없이 사내 게시판에 고발했지만 해고 통보를 받았다는 것이다.

페이스북 측은 페이스북이 악의적 사용자에 의한 시스템 악용을 방지하는 전문팀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100개 이상 조작 네트워크를 삭제했다고 주장했다. 팀 업무는 복잡하고 비정규직 행동에 대한 대책에는 우선순위가 있지만 이 같은 문제 해결에도 노력 중이며 소피 장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피 장은 페이스북 동료들에게 회사를 개선해 나갈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그는 이는 혼자 할 게 아니라면서 믿음과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 함께 노력해야 한다며 페이스북은 직원 혼자 다루기에는 너무 큰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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