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남부천문대 ESO가 초대형 망원경 VLT를 이용한 관찰에서 행성이 탄생하는 순간을 포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케플러우주망원경 등으로 외계 행성을 대량으로 발견했다. 이들 행성은 이론상 우주를 떠도는 가스나 먼지가 원반 모양으로 모여 응집해 행성이 됐다고 하지만 실제로 어떻게 탄생하는지를 관찰할 예는 없다.
천문학과 천체물리학 국제 학술지(Astronomy & Astrophysics)에 공개된 연구에선 지구에서 520광년 떨어진 마차부 자리 AE별 주위에 있는 소용돌이치는 원반 모양 먼지와 가스덩어리가 중심을 향해 트위스트를 발생시키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밝히고 있다.
가스 원반에서 이런 왜곡 발생은 가운데에 행성의 알이 존재하고 그 회전이 가스로 파도를 일으켜 원반을 이루는 것이다. 행성이 중심별을 공전할 때 이 파도가 나선형 파도를 형성하는 것. VLT에 설치된 관측 장비로 촬영한 사진을 보면 이런 꼬임으로 생긴 팔 부분 크기는 태양에서 해왕성 사이 거리만큼으로 중심에선 행성이 잘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현재 ESO는 외계 연구를 위해 39m 지름 초대형 망원경을 건설 중이다. 이게 완성되면 지금 성장 중인 행성을 더 자세하게 관찰할 수 있게 된다. 연구팀은 새로운 망원경을 통해 가스 역학이 행성 형성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더 직접적이고 정확하게 관측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행성은 수백만 년이라는 세월에 걸쳐 조금씩 성장해 원시 행성이 된다. 커지면 중력도 강해지고 원시 행성끼리 서로 당기면서 충돌하기 시작한다. 이 원시행성 충돌이 반복되면서 행성은 더 성장한다. 예를 들어 지구는 현재 크기가 될 때까지 원시행성 충돌이 10번 가량 있었다고 추정된다.
이번 연구에서 관찰한 행성이 훌륭하게 크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밤하늘 어딘가에서 지금 태어나거나 멸망하는 별이 있다고 생각하면 우주 스케일에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