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유엔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4∼2019년까지 5년간은 관측 사상 가장 더운 5년이라고 한다.
이 보고서는 유엔세계기상기구 WMO가 정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것. 지구 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평균 1.1도 올라갔고 남극 빙상 감소는 가속화되고 있는 등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중요한 조사 결과를 정리한 보고서(United in Science)에 따르면 현재는 1850년부터 1900년까지 산업화 이전보다 1.1도를 웃돌 것으로 추정되며 2011∼2015년보다 0.2도 더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보고서에선 40년 동안 북극 여름철 해빙 면적이 10년마다 12% 줄어 가장 면적이 적었던 건 2015∼2019년 사이 4년이라고 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남극 빙붕 감소량은 1979∼2017년까지 6배 늘었고 2015∼2019년 빙하 감소는 관측 기록 사상 가장 많은 5년이었다고 한다.
이 정도만 봐도 충분히 비참하지만 조사 결과에서 더 불길한 건 인류는 배출량 최대치 그러니까 인류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량이 감소로 돌아설 기점이 될 것이라는 가설상 정점에서 아직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18년 2% 상승한 370억 톤이었다고 한다.
또 연도별 해수면 상승은 1997∼2006년 연간 3mm에서 4mm로 가속화됐고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2015∼2019년 사이에는 이전 5년보다 20% 높았다고 한다. 기후 변화 탓에 지구가 보유한 과도한 열 대부분을 흡수한 해인 2018년은 관측 사상 가장 큰 열용량을 기록했다.
보고서는 만일 국가마다 파리협정 당시 약속에만 부합해도 배출량 최대치는 2030년 이후까지 도달하지 않고 2100년에는 온난화가 2.9도에서 3.4도 진행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전 세계 기온 상승을 2도 이하로 억제하려면 감축 목표를 3배로 늘려야 하지만 2도는 이미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되는 수준이다. 유엔은 또 높아지는 지구 평균 기온은 결정적인 전환점을 초과할 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한다. 그러니까 갑자기 막을 수 없는 변화가 일어나고 돌이킬 수 없게 될지 모른다는 경고인 것.
기후 변화 원인과 영향은 둔화가 아닌 증가하고 있다. 올해 바하마와 모잠비크에선 비극적 결과가 나타났듯 해수면 상승과 치열한 열대성 저기압이 인도적 경제적인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해수면 상승이 가속화됐지만 인류는 남극과 그린란드 빙상의 가파른 감소가 앞으로 상승을 악화시키는 게 아닌지 우려한다고 말한다. 이런 점 때문에 기후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상당히 위험한 길에 서있다는 지적이다.
그 뿐 아니다. 전 세계 해양은 기후 변화로 인한 온난화 영향, 자원 남획과 오염으로 인류 생활에 위기를 초래할 전환점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 유엔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에 따르면 7,000개 연구를 포괄적으로 분석하고 빙상 융해 가속으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해양 생물 개체수 감소, 기후 불안정화 등으로 수백만 명 이상에게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를 했다.
지구 해양은 지난 100년간 인류가 걸어온 환경 부하를 흡수하는 쿠션 역할을 해왔다. 공장에서 내뿜는 매연이나 자동차 등의 배기가스, 기타 오염원에 의해 발생한 이산화탄소 중 4분의 1은 해양이 흡수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로 인한 열 중 90%를 바닷물이 흡수하고 있다.
하지만 1993년 이후 해수 온도 상승 속도는 2배가 됐고 지구 기온이 이대로 상승하면 추가로 5∼7배 속도로 바닷물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해수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면 산성비처럼 바닷물이 산성화해 생태계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IPCC 보고서는 지금까지 수십 년에 한 번 가량 발생한 극단적인 해수면 상승이 21세기 말까지 일반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다시 말해 해발 0m 전후 낮은 토지는 기후 불순으로 자주 침수하고 해안 지역 주민은 대피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The IPCC Special Report on the Ocean and Cryosphere in a Changing Climate #SROCC, was presented today in Monaco??#climatechange #globalgoals #IPCC pic.twitter.com/JWePmXmhvu
— IPCC (@IPCC_CH) 2019년 9월 25일
또 해양 자원 남획은 개체수 증가 속도를 크게 상회하고 플라스틱 오염까지 더해 21세기에는 인류가 물고기 중 4분의 1까지 개체수를 줄여버릴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어업 종사자에게는 큰 문제인 데다 전 세계 동물성 단백질 중 17%를 해산물에서 얻는 인류가 영양을 확보하는 데에도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해수 온도 상승은 수산물 병원균 증식에도 박차를 가하게 되고 어패류 분포 범위를 바꿔버릴 수 있다. 물고기는 자신에게 맞는 차가운 물을 찾아 이동하는데 지금까지 있던 어장에서 물고기가 잡히지 않게 되면 세계적인 식량 공급 혼란과 가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
보고서는 바다는 이미 다양한 경고를 하고 있으며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최악의 경우 2030년에는 해수면이 지금보다 5m 상승할 가능성까지 있다고 알려져 있다. 파리 협정이 밝힌 산업혁명 이전부터 전 세계 평균 기온 상승을 2도 미만으로 유지하는 복표를 달성하더라도 해수면은 30∼60cm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만큼 홍수 발생과 빈도가 높아져 식량 문제도 발생하게 될 수 있다.
유엔은 기후변화 정상회의를 열고 각국 지도자에게 화려한 연설이 아니라 구체적인 약속을 해달라고 밝히고 있다.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은 다음 10년간 극적으로 배출량을 줄이고 2050년까지 탄소 중립에 도달하기 위한 의미 있는 계획이 발표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