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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법무부, 스프린트·티모바일 합병 조건부 승인

미 법무부가 스프린트(Sprint)와 티모바일(T-Mobile) 합병을 조건부 승인했다. 이에 따라 스프린트와 티모바일의 경영 통합에 가장 큰 장벽이 사라진 것.

스프린트와 티모바일은 합병 후 새로운 사명을 티모바일로 할 예정. 통합을 통해 소프트뱅크 지분율은 27.4%까지 떨어지며 연결 대상에서 빠진다. 양사의 경영 통합은 소프트뱅크가 지난 2013년 스프린트를 인수한 직후부터 자주 나왔다. 당초 2014년 스프린트가 티모바일을 인수하는 형태로 진행했지만 당시 오마바 행정부 산하 FCC가 과점화에 난색을 표하면서 포기해야 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로 바뀌면서 2017년 4월 양사 통합 협상이 재개됐지만 소프트뱅크와 티모바일 모기업인 도이치텔레콤 사이에서 통합 이후 주도권을 둘러싸고 분란이 일었고 같은해 11월 포기하게 된다. 3번째 협상은 2018년 1월부터 시작된 것으로 소프트뱅크가 양보하는 형태로 지난해 4월에야 통합이 결정된 바 있다.

다시 1년에 걸쳐 간신히 이번에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미국 규제 당국이 합병을 인정하지 않았던 건 스프린트와 티모바일이 가입자 수에서 전국 3, 4위 사업자로 양사 통합을 통해 휴대전화 시장에서 과점화가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매각은 930만 사용자를 보유한 스프린트의 선불 이동 통신을 디시네트웍스(Dish Networks)에 매각한다는 조건을 부대 조항으로 달았다. 또 합병 이후 티모바일은 디시가 5G망을 구축할 때까지 최대 7년간 네트워크 이용권을 제공할 의무도 지고 있다.

디시네트웍스는 위성을 주축으로 한 기업이지만 이동통신 시장에 본격 진출하고 2023년 6월까지 미국 인구 70%를 커버하는 5G 네트워크를 구축해 미국 내 4위 사업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시 말해 합병으로 큰 점유율을 보유하게 될 티모바일에 대해 합병 조건으로 경쟁자 육성을 의무화했다는 것이다. 티모바일이 의무를 충족하지 않으면 법무부와 5개 국가 기관이 합병을 저지하는 소송에 나서게 된다.

티모바일과의 합병은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스프린트를 인수할 당시부터 꿈꿔왔던 것이다. 손 회장은 경영난에 허덕이던 티모바일과 통합하고 재건을 효율적으로 추진하자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조치에 따라 소프트뱅크는 스프린트를 연결 결산에서 빼 40조원에 이르는 스프린트 부채도 떼어낼 수 있게 됐다. 동시에 손 회장이 주력하는 투자 사업에 집중할 체계를 갖춰 소프트뱅크는 투자사로서의 성격을 더 강화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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