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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퀄컴의 화해, 인텔의 포기

애플과 퀄컴이 4월 17일 새벽 양사간 진행하던 소송을 모두 취하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동시에 6년간 반도체 공급을 포함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는 2년 연장 옵션도 포함되어 있다. 이로서 2017년부터 계속되어 온 양사간 분쟁은 화해로 막을 내렸다.

분쟁의 발단은 퀄컴이 요구하는 특허 로열티 지불을 애플이 거부하면서 시작됐다. 이번 합의에는 애플이 퀄컴에 지불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이번 합의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밀리미터파를 포함해 5G를 지원하는 아이폰을 조기 투입하는 게 드디여 실현될 수 있게 됐다는 데에 있다. 분쟁 탓에 지난 몇 년간 애플은 퀄컴 모뎀 탑재 비율을 낮췄다. 아이폰 최신 모델에는 퀄컴 모뎀 탑재율은 제로다. 대신 인텔 모뎀을 채택해왔다.

문제는 밀리미터파를 포함한 5G를 스마트폰 크기에 구현할 수 있는 업체가 현재 퀄컴 밖에 없다는 것이다. 애플이 의존하는 인텔은 5G 모뎀 개발에서 뒤쳐졌고 중국 화웨이 모뎀(Balong 5000)을 탑재한 화웨이 메이트X 출시는 아직이다. 미중 무역 전쟁도 화웨이 모뎀 선택을 주저하게 만드는 이유다. 애플 입장에선 아이폰의 5G 지원을 조기 추진하려면 퀄컴과의 화해를 서두를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이번 발표로 퀄컴의 주가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물론 반대 입장도 있다. 발표 직후 인텔은 스마트폰용 5G 모뎀 사업에서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2020년 아이폰용 5G 모뎀을 제공할 계획이었지만 기술적으로 선행하는 퀄컴 탓에 포기했다고 할 수 있다.

어쨌든 인텔이 스마트폰용 5G 모뎀 칩 생산에서 철수하겠다고 밝힌 이유는 명확하다. 애플이 퀄컴과의 지적재산권 분쟁을 종결했기 때문이다. 인텔 입장에선 모뎀 칩 채택 확대가 불투명하고 수익 창출에 대한 명확성이 떨어졌다. 인텔은 성명을 통해 2020년 판매를 예정하던 것을 포함해 스마트폰용 5G 모뎀은 내놓지 않겠다고 밝혔다.

인텔은 스마트폰 모뎀 칩을 2016년부터 아이폰에 채택하도록 했다. 지금은 최신 모델인 아이폰XS와 아이폰XR 등에선 인텔 모뎀 칩만 쓴다. 만일 지금처럼 애플과 퀄컴이 계속 싸우고 있어다면 앞으로 5G 지원 아이폰에도 모뎀을 공급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아 이미 개발도 진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 철수는 어디까지나 스마트폰용 5G 모뎀 사업에 국한된다. 이미 공급하는 4G 모뎀은 그대로 공급한다. 스마트폰이 아닌 PC용 등에선 5G 모뎀 칩을 제공할 뿐 아니라 인프라 관련 5G 기술, 기기 개발도 예정대로 그대로 계속할 것이다.

인텔은 지난해 11월 5G 모뎀 기술 개발에 주력할 뜻을 밝혔고 지난 1월 CES 2019 기간 중에도 5G에 대해 강조했다. 하지만 기세는 계속 떨어졌고 2월에는 올 하반기 공급 예정이 2020년으로 늦어질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4월 들어선 애플이 인텔을 포기하고 자체적으로 5G 모뎀을 개발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왔다. 이런 소문이 돌자 퀄컴 CEO가 나서 구조를 할 용의가 있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관련 내용은 애플, 인텔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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