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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는 왜 대규모 손실에도 메타버스 고집할까

마크 저커버그 CEO가 이끄는 메타는 온라인에 구축된 가상공간 메타버스를 향후 주력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메타가 사명을 변경한 지 3년 이상이 지났음에도 메타버스가 차세대 소셜미디어 플랫폼으로 성장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메타가 메타버스 구상을 계속 추진하는 이유는 뭘까.

메타버스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격리를 배경으로 주목을 받았으며 대기업이 잇따라 메타버스 부서를 설립하고 책임자를 임명했다.

은행은 메타버스 내에 지점을 개설했고 유명인 가상 부동산 구매도 화제가 됐다. 시티뱅크는 2030년까지 메타버스 시장이 13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와 웹3 관련 기업도 참여를 선언했다. 이런 흐름 중심에 선 것이 2021년 10월 페이스북에서 사명을 변경한 메타다.

저커버그 CEO는 차세대 인터넷은 단순히 화면을 보는 게 아닌 더 몰입감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2030년까지 10억 명의 사용자 확보를 목표로 하는 야심찬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메타버스라는 개념 자체 정의는 모호한 상태다. 보통 사용자가 아바타를 통해 활동할 수 있는 가상공간으로 여겨지지만 업계 전체에서 통일된 이해에는 이르지 못했다.

메타버스의 개념 자체는 새로운 게 아니며 세컨드라이프(Second Life)나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 같은 온라인 게임 플랫폼이 초기 사례로 꼽힌다.

메타는 2021년 12월 VR 멀티플레이어 게임 호라이즌월드(Horizon Worlds)를 출시했지만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리얼리티랩(Reality Labs) 부문은 2020년 이후 580억 달러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호라이즌월드 월간 활성 사용자는 목표의 절반 이하에 머물러 있다. 웹3 관련 메타버스 프로젝트도 부진해 많은 프로젝트가 실패로 끝났다.

메타버스는 현재 기술 관련 논의에서 거의 사라졌다. 구글에서 메타버스라는 용어 검색량은 2021년 10월 정점을 찍은 후 급격히 감소해 2024년 시점에서 횡보 상태다.

하지만 메타 측 전략은 VR 공간 구축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회사는 VR 헤드셋 시장 60% 점유율을 확보했으며 AR 글래스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저커버그 CEO는 애플이나 구글에 의존하지 않는 독자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수익성이 2배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AI를 탑재한 스마트 글래스가 전 세계에 보급되면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제품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메타의 메타버스 전략은 현 시점에서는 거대한 손실을 안고 있지만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 패권을 노리는 장기적인 투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 성패가 드러날 때까지는 앞으로 10년 정도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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