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설계 대기업 ARM은 2022년 역시 반도체 제조사인 퀄컴을 상대로 퀄컴이 2021년 인수한 누비아(Nuvia) 기술을 사용해 제품을 설계하고 있지만 이 중 누비아와 ARM 라이선스 제휴 하에 개발된 설계를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과 관련해 미국 델라웨어주 연방법원은 12월 21일 퀄컴이 계약 조건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판단을 내리고 ARM 청구를 기각했다.
이번 소송은 2021년 퀄컴이 독자적인 ARM 코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누비아를 인수한 것에서 시작된다. 이후 퀄컴은 누비아가 개발한 ARM 코어를 윈도용 SoC인 스냅드래곤 X 엘리트(Snapdragon X Elite) 및 스냅드래곤 X 플러스(Snapdragon X Plus)에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ARM은 누비아에 부여한 라이선스는 독자 ARM 코어를 위한 것으로 타사 제품에 사용하는 건 허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누비아 라이선스를 퀄컴에 이전하는 것에 대한 동의를 얻지 못했다며 누비아와의 라이선스 계약을 종료하고 퀄컴에 대해 누비아와 ARM 간 라이선스 계약에 기초해 개발된 기술·제품 사용 중지와 폐기를 요구하며 2022년 8월 소송을 제기했다.
델라웨어주 연방법원은 12월 21일 퀄컴은 누비아와 ARM 간에 체결된 라이선스 계약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또 퀄컴의 스냅드래곤 X 엘리트와 스냅드래곤 X 플러스는 ARM과의 독자적인 계약에 기초해 적절히 라이선스되어 있으며 퀄컴은 이들 제품 판매를 계속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퀄컴은 법원 배심원이 퀄컴 혁신 권리를 옹호하고 이 소송에서 문제가 된 모든 퀄컴 제품이 라이선스로 보호되고 있음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소송에서 퀄컴 측 권리가 모두 인정된 건 아니며 소송에서는 누비아가 ARM과의 라이선스를 위반해 퀄컴에 라이선스를 이전했다는 쟁점에 있어서 배심원 간 의견이 일치하지 않았다며 판사는 이 쟁점에 한해 추후 재심리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이번 소송 결과를 받아들여 한 애널리스트는 배심원이 주장 전체에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것에 실망했다며 의견이 일치하지 않은 쟁점에 대해 재심을 요청할 예정이라는 ARM 측 성명을 전하며 추가 소송이 진행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