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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규칙 위반 선거 캠페인, 페이스북 계정 통해 1.8억회 조회됐다

루마니아는 11월 24일부터 12월 8일까지 대통령 선거를 진행했지만 극우·친러 성향 무소속 후보가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루마니아 정부 조사 결과 틱톡 등 플랫폼에서 다수 봇 계정을 포함한 대규모 선거 캠페인이 진행된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따라 루마니아 대법원은 12월 6일 1차 투표 결과를 무효화하기로 결정했다. 디지털 위협 연구 단체(Reset Tech, Check First) 보고서에 따르면 유사한 선거 캠페인이 페이스북에서도 실행됐으며 메타 광고 규칙을 위반하면서도 24개 페이지에서 1억 7,900만 회에 이르는 조회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1월 24일 시작된 루마니아 대통령 선거에서 극우·친러 성향 무소속 후보 칼린 조르제스쿠가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 사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불과 5%에 그쳤던 그는 정당 지원도 없이 주로 SNS를 활용한 선거 운동을 펼쳤다. 하지만 봇 계정 사용과 불법 광고 활용 의혹이 제기되며 루마니아 국가 통신 관리 규제국(ANCOM)이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조르제스쿠 정보를 틱톡과 텔레그램을 통해 확산한 인플루언서들에게 루마니아 국적 인물이 38만 1,000달러를 지급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따라 ANCOM은 루마니아 내 틱톡 일시 중단을 요구했고 헌법재판소는 투표 재검표를 명령했다.

연구 단체들은 틱톡 뿐 아니라 페이스북에서도 유사한 캠페인이 전개된 점을 지적했다. 연구진은 메타 광고 투명성 이니셔티브를 활용해 페이스북 내에서 실행된 캠페인을 추적한 결과 조르제스쿠를 지원하는 광고가 2024년 8월부터 1억 7,900만 회 조회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르제스쿠를 지원한 페이스북 계정은 모두 24개로 각 계정은 광고와 이메일 인프라를 가진 웹사이트 소유자나 단체에 의해 운영됐다. 하지만 이들 사이트는 법적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으며 동일한 IP 주소와 웹사이트 디자인을 공유하는 사례가 많아 집중 관리된 가짜 사이트 그룹으로 판단됐다. 루마니아 언론 또한 유사한 페이스북 계정에 대해 조사하며 루마니아인 연합 동맹이 뉴스 포털로 위장한 가짜 페이스북 페이지 네트워크를 구축해 프로파간다와 음모론을 퍼뜨렸다고 보도했다.

페이스북은 정치 광고 정책에 따라 광고주가 특정 인증을 받아야 하며 광고에는 정치 단체를 명시해야 한다. 하지만 조르제스쿠를 지원하는 페이스북 계정은 이 규정을 따르지 않았으며 일부는 다른 후보를 공격하는 내용까지 포함하고 있었다.

체크퍼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메타가 지난 4월 이런 캠페인의 페이스북 정책 및 루마니아 선거법 위반 가능성을 지적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이런 사례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지역에서 기술 대기업의 취약성을 드러내며 선거 과정을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대책이 필요함을 강조한다고 지적했다.

루마니아 규제 당국과 대법원은 조르제스쿠를 지원한 정치 캠페인에 대해 러시아의 개입 의혹으로 경계하고 있다. 루마니아 자유당 부대표 지크프리드 뮬레산은 러시아는 루마니아 및 기타 유럽 국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를 계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12월 9일 보도에선 조르제스쿠의 주요 자금 제공자이자 지지자인 보그단 페실이 선거 부패, 자금 세탁, 불법 무기 소지 등 혐의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조르제스쿠는 페실을 만난 적도 없으며 그와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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