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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때문에? 루마니아 대통령 선거 무효화 판결

루마니아 최고법원은 12월 6일 자국에서 실시된 대통령 선거 제1회 투표 결과를 무효화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 선거에서는 틱톡과 텔레그램 등 플랫폼에서 친러시아 성향 후보인 카린 조르제스크 후보를 지원하는 온라인 캠페인이 러시아 정부 후원 하에 전개됐으며 선거 인프라가 8만 5,000건 이상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고 보고됐다.

조르제스크 후보는 선거 운동 지출 제로를 선언하고 루마니아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지만 무명 조르제스크 후보의 인지도는 낮았으며 지난 10월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조르제스크 후보 지지율은 1%에 달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11월 24일 실시된 제1회 투표에서 조르제스크 후보는 대통령 선거의 유력 후보였던 엘레나 라스코니 후보 등을 제치고 23% 득표율로 선두에 올라섰다.

이에 루마니아 정부는 이번 선거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정보기관 조사 결과 루마니아 국적인 보그단 페실이라는 인물이 조르제스크 후보 정보를 틱톡과 텔레그램에서 확산시킨 인플루언서에게 38만 1,000달러를 지불했으며 2만 5,000개 틱톡 계정을 이용한 대규모 선거 운동이 전개됐다고 보고됐다.

또 틱톡에는 조르제스크 후보 인기를 뒷받침하기 위한 수많은 봇 계정이 만들어졌다는 게 밝혀졌으며 틱톡은 루마니아에서 봇에 의한 수백만 개에 이르는 가짜 좋아요와 계정을 삭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조르제스크 후보를 지원하는 대규모 온라인 캠페인 배후에는 러시아 정부가 관여한 것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조르제스크 후보는 2018년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매우 애국적인 지도자라고 친러시아적인 발언을 남겼다.

독일 외무부는 루마니아 당국의 러시아 허위 정보가 루마니아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보고로부터 러시아 정부가 우리를 분열시키고 EU와 나토 내 결속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를 느낄 수 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 루마니아 정보국은 지난 11월 19일 상설선거관리국(AEP)의 IT 인프라가 사이버 공격 표적이 됐음을 보고했다. 공격자는 공개 웹과 AEP의 내부 네트워크에 연결된 맵핑 데이터를 보유한 서버를 침해해 중앙선거관리국과 유권자 등록 사이트 등 루마니아 선거 사이트 계정 인증 정보가 유출됐다. 유출된 데이터는 러시아의 사이버 범죄 포럼에 게재됐다.

루마니아 정보청(SRI)에 따르면 공격자는 정당한 사용자를 표적으로 삼았을 뿐 아니라 투표 섹션 운영자를 위한 교육 서버 취약성을 악용해 침입에 성공했다고 한다. 또 사이버 공격 수는 8만 5,000건 이상에 달하며 선거 정보 변조 및 시스템 접근 거부 등 피해가 발생했다고 한다.

이런 온라인 캠페인과 사이버 공격을 받아 루마니아 최고법원은 12월 6일 지난 11월 24일 제1회 투표 결과를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대통령 선거 일정이 재조정되며 필요한 절차를 거친 후 재선거가 실시될 예정이다.

마르셀 촐라크 대통령은 이번 투표 결과는 루마니아인의 투표 결과가 러시아 정부 개입으로 인해 노골적으로 왜곡됐음을 보여준다며 이번 법원 결정은 유일한 올바른 해결책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조르제스크 후보는 이번 결정에 대해 민주주의를 공격하는 쿠데타라고 비판했다.

또 유럽위원회는 디지털서비스법(DSA)에 따라 틱톡에 틱톡은 EU 지역 내 선거 프로세스와 시민 토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데이터를 보존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며 나아가 유럽위원회는 루마니아 보안 당국, 유로폴, EU 사이버보안 기관 등 다양한 기관과 긴밀한 협력을 취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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