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릴랜드 주 한 시설에서는 거대한 로봇이 매일 탄소섬유 복합재료 층을 겹겹이 쌓아올리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 작업을 반복해 탄소섬유 복합재료로 로켓을 생산하고 있다.
이 시설은 우주 기업으로 알려진 로켓랩(Rocket Lab) 소유로 이 로봇은 로켓 제조용 거대한 3D 프린터다.
3D 프린터라고는 하지만 보통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높이가 무려 12m, 무게가 99톤에 달하는 세계 최대급 거대한 기계다.
이 3D 프린터는 탄소섬유 복합재료 등 소재를 자동 적층할 수 있는 기계로 AFP(Automated Fiber Placement) 로봇이라고 불린다. 로켓랩은 이 세계 최대 AFP 로봇을 사용해 뉴트론(Neutron)이라고 명명된 자사 로켓을 생산하고 있다.
로켓 상단부를 구성하는 부품과 28m 중단부 그리고 첨단부 페어링을 둘러싼 패널 등 다양한 걸 거대한 타워 같은 로봇에서 뻗은 팔을 능숙하게 움직여 제조해 나간다.
로켓랩 CEO인 피터 벡(Peter Beck)은 이 AFP 로봇 설치를 발표한 지난 8월 성명에서 세계 최대 탄소섬유 복합재료 로켓을 제조하는 데 있어 세계 첫 AFP 로봇이 필요한 건 당연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현재 로켓랩이 개발 중인 뉴트론 로켓은 미디엄 리프트에 해당하는 중형 2단식 로켓으로 2025년 발사가 예정되어 있다. 뉴트론은 13톤을 저궤도까지 발사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그 후 하단부는 지구로 돌아와 착륙하는 걸 목적으로 한 재사용 가능한 로켓이다.
로켓랩 로켓은 탄소섬유 복합재료로 만들어진다. AFP 로봇 본체 부분은 최대 30m를 이동할 수 있으며 분당 100m라는 속도로 가동이 가능한다. AFP 로봇은 다양한 형상을 가진 로켓 원형에 탄소섬유 복합재료를 고속으로 적층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고 한다.
로켓랩은 실제로 이 AFP 로봇 덕분에 수작업으로 몇 주가 걸리던 작업량을 하루 만에 수행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추정치지만 제조 공정 전체에서 1만 5,000시간 이상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하니 정말 놀라운 속도라고 할 수 있다. 더구나 이 AFP 로봇에는 제조 과정에서 결함이 없는지 감시하고 항상 공정이 진행되기 전 기계 운영자에게 알리는 실시간 점검 시스템도 탑재되어 있다.
이 거대한 AFP 로봇은 사실 뉴트론 로켓 제조에만 사용되는 게 아니다. 로켓랩 소형 로켓인 일렉트론(Electron) 하단부 제조를 수행하는 것 외에도 다른 우주선 패널과 부품도 제조할 예정이다. 또 태양광 패널 기판과 탄소섬유로 된 탱크 등도 제작한다고 한다.
우주개발 산업에서는 현재 다양한 부품을 제조하는 데 3D 프린팅 기술이 부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배경에는 이 기술로 인해 이른바 비용 효율성이 기존보다 좋아지고 있다는 점이 있다. 또 다른 중요한 요소로 발사 로켓 재사용 가능성을 높이는 것을 들 수 있다.
로켓랩은 로켓 뿐 아니라 세계에서 처음으로 3D 프린터로 제작된 로켓 엔진 제조도 수행했다. 또 렐러비티스페이스(Relativity Space)는 3D 프린터로 제작된 메탄 연료 로켓을 제조해 발사를 수행했다.
한편 우주 기업이라고 하면 역시 스페이스X가 최대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로켓랩도 스페이스X와 경쟁하기 위해 로켓 재사용을 향해 착실히 노력하고 있다. 지금은 아직 그 정도까지 도달하지 못했을지 모르지만 이런 노력을 통해 로켓랩이 경쟁자가 되어가고 업계도 발전해 나갈 가능성이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