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미국 대선에서는 2021년 1월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하는 시위대가 미국 연방의회 의사당을 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1월 실시될 대선에서도 트럼프를 지지하는 반정부 극우단체가 페이스북에서 인재 모집과 투표함 감시 등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
2021년 1월 6일 발생한 연방의회 의사당 습격 사건에서는 시위대가 수 시간 동안 의사당을 점거한 결과 시위 참가자와 경찰관을 포함해 5명이 사망하는 사태로 발전했다. 이에 대해 기술 기업 관행을 연구하는 TTP(Tech Transparency Project)는 연방의회 의사당 습격은 수개월에 걸쳐 페이스북에서 조직됐다고 지적했다.
사건 이후 트럼프 지지 반정부 단체는 다양한 기관으로부터 엄격한 감시를 받게 됐다. 일부 그룹은 민병대라는 단어를 자신의 웹사이트에서 삭제하고 시민 경비대, 애국자 그룹 등 간접적인 이름으로 변경해 활동과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폭동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자 이런 그룹은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 TTP는 트럼프 지지 극단주의 단체와 관련해 페이스북에서 활동하는 262개 그룹과 193개 반정부 사이트를 발견했다. 또 이런 그룹과 페이지 일부는 대선이 가까워진 지난 5월 이후 만들어진 것이었다.
이런 그룹은 선거가 다가올수록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U.S.A. Militia We The People’이라는 반정부 그룹은 카말라 해리스가 대통령이 되면 미국 내에서 내전이 발발할 것이며 나라가 처한 비참한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더불어 위스콘신 주에 근거지를 둔 애국자 그룹은 투표함 근처에 소형 카메라를 설치해 감시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또 회원 17만 1,000명을 보유한 ‘The Party of Trump’라는 그룹에서는 트럼프 지지자가 돌격소총을 들고 투표함을 감시한다는 제안이 이뤄지고 있다. 이런 활동에 대해 미국 국토안보부는 국내 극단주의자가 투표를 방해하거나 습격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며 법 집행기관에 경고했다고 보도됐다.
메타는 이런 반정부 그룹은 항상 자사 정책을 우회할 새로운 방법을 찾으려 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인력과 기술, 연구, 파트너십에 많은 투자를 해 위반하는 그룹과 계정을 지속적으로 단속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실제로 2020년 메타는 군사화된 사회운동 및 무장 민병대 그룹으로서 최대 반정부 그룹인 AP3(American Patriots Three Percent) 관련 그룹과 페이지, 계정을 삭제했다. 하지만 보도에 따르면 5월 페이스북은 AP3 애리조나 지부 페이지를 자동으로 생성했으며 6월에는 AP3 훈련장 페이지를 자동으로 생성했다고 한다. 한편 AP3 훈련장 설명문에는 이 비공식 페이지는 페이스북 사용자가 이 장소나 비즈니스에 관심을 보여 자동으로 생성됐다며 페이스북이 AP3 훈련장과 제휴하거나 승인한 게 아니라는 내용이 있다.
AP3 리더인 스콧 세돈은 2022년 자신들은 항상 페이스북을 활용하고 있다면서 페이스북은 자신들에게 최대 무기이며 페이스북 덕분에 오늘에 이르렀다고 밝히면서 자신들의 목표는 페이스북을 이용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확대해 뜻을 같이하는 애국자를 늘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TTP 디렉터인 케이티 폴은 페이스북은 AP3와 같은 민병대 조직을 정책상 금지하고는 있지만 2021년 1월 연방의회 의사당 습격 사건으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도 그들에게 페이스북은 중요한 모집과 조직화 도구로 남아있다며 메타는 정치적 폭력에 관여하는 극단주의자를 효과적으로 저지한다고 주장하지만 자동으로 반정부 그룹 비즈니스 페이지를 생성해버리는 기업을 신뢰할 수 있겠냐며 비판했다. 조지 워싱턴 대학 존 루이스 연구원은 실제로 조직된 국내 극단주의 그룹이 미국인 수백만 명이 이용하는 페이스북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