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화성은 지구와 유사한 환경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지만 현재 화성은 생명에게 가혹한 환경을 가진 행성이다. 따라서 화성에서 생명이 탄생했더라도 이미 멸종했을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화성 얼음 아래 생명이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제시됐다.
화성은 지구처럼 생명 거주 가능 영역에 위치한 행성이지만 수십억 년 전 지구 자기장을 잃으면서 태양풍에 의해 대기가 날아가 버렸다.
대기가 희박해진 결과 화성에는 치명적인 자외선이 쏟아지게 되어 화성 표면에서 생명이 생존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 제트추진연구소 연구원은 화성에는 지구와 달리 지표를 보호하는 오존층이 없기 때문에 지구보다 유해한 자외선이 30% 더 많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화성에서 생명이 광합성을 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면 먼지가 포함된 얼음 속일 것이라며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화성 얼음 속 불순물 함량과 구조를 분석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먼지 등 불순물이 포함된 화성 얼음은 내부에서 녹아내리며 액체 물 증발을 막고 치명적인 자외선으로부터 내부를 보호할 수 있다는 게 밝혀졌다. 연구팀에 따르면 얼음 속 불순물이 많으면 햇빛이 과도하게 차단되지만 먼지가 0.01~0.1% 포함된 얼음에서는 깊이 5~38cm, 더 깨끗한 얼음에서는 깊이 2.15~3.10m에 생명 거주 가능 구역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연구원은 화성 중위도에 있는 먼지가 많은 얼음 속에는 광합성에 필요한 2가지 주요 요소 그러니까 충분한 햇빛과 액체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며 두꺼운 화성 눈에 관한 2가지 독립된 시뮬레이션을 통해 눈 속에 1% 미만 적은 먼지가 포함된 경우 중위도 지하에서 얼음 녹음이 발생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얼음 아래 생명이 존재할 수 있다는 이론은 지구에서 관찰되는 현상으로 어느 정도 뒷받침된다. 예를 들어 알래스카 등지 빙하에서는 먼지와 조류 등으로 이뤄진 검은 입자가 햇빛을 흡수해 열로 얼음을 녹이면서 생명이 번성하는 크라이오코나이트 홀(Cryoconite Hole)이 형성되곤 한다. 이런 현상은 지구가 완전히 얼음으로 뒤덮였던 시기에 생명이 살아남을 수 있는 피난처가 됐을 것이라는 가설도 있다. 또 과거 조사에서 화성 표면에서도 지하 얼음이 노출된 지역이 발견된 바 있다.
연구자는 화성에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게 실제로 그곳에 외계 생명체가 존재하거나 과거에 존재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화성 중위도에서 지표에 노출된 얼음이 발견된 건 앞으로의 생명 탐사에 있어 중요한 발견이다.
연구원은 현시점 화성에서 먼지가 포함된 얼음 녹음에 관한 개선된 시뮬레이션을 개발 중이며 또 이런 얼음 녹음 시나리오를 실험실에서 재현해 보다 정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