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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마셔도 숙취 막을 수 없다”

숙취를 예방하기 위한 조언으로 물을 많이 마시는 게 자주 권장된다. 하지만 과도한 음주 후 다음 날 경험하는 고통스러운 숙취와 탈수 증상간 관계를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실제로 물을 마시는 게 숙취 예방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밝혀졌다.

알코올에는 이뇨 작용이 있기 때문에 음주를 하면 소변을 통해 체내 수분이 손실되어 탈수 증상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또 숙취 시 느끼는 두통, 구토, 위통, 전신 피로감 등은 탈수 증상이 원인이라고 자주 언급되기 때문에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 탈수 증상을 예방하면 숙취 증상도 완화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숙취 대책으로 물을 마시자는 통념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대학 연구팀은 알코올로 인한 숙취와 수분 섭취량 및 탈수 증상을 주제로 한 조사 데이터 13건을 수집해 분석했다. 수집 대상 조사에는 네덜란드 대학생 826명을 모아 숙취 원인이 된 알코올 섭취 시 얼마나 식사와 수분을 함께 섭취했는지 묻는 것과 18~30세 자원봉사자 29명에게 음주를 하게 한 뒤 다음 날 숙취와 갈증 심각도를 조사하는 것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런 일련의 연구 결과를 종합한 결과 숙취와 탈수 증상이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가 자주 있지만 이들이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는 증거는 얻을 수 없었다. 다시 말해 어느 한 쪽 증상이 다른 쪽 증상을 유발하는 게 아니므로 수분 섭취로 탈수 증상을 예방했다고 해도 숙취를 직접 예방하는 효과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논문에 숙취는 비교적 오래 지속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탈수 증상 영향은 경미하고 단시간이었다. 이런 조사 데이터로부터 음주 중이나 음주 직후에 물을 마셔도 다음 날 숙취를 예방하는 효과는 미미하다는 게 밝혀졌다고 기록했다.

수분 섭취는 숙취 예방 뿐 아니라 치료에도 큰 의미가 없으며 마신 물의 양은 숙취 심각도나 목마름 변화와 거의 무관했다고 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탈수 증상은 전해질과 수분의 손실로 인해 발생하는 반면 숙취는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 반응이 원인이라고 한다. 탈수 증상과 숙취는 발생 메커니즘이 다른 별개 증상이기 때문에 수분 섭취가 숙취 대책이 되지 않는 이유는 이 때문일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연구에는 사용된 데이터 중 일부가 오래됐고 샘플 수도 적다는 한계가 있다. 또 많은 조사가 왜 숙취에 취약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는가 등 숙취에 대한 물의 효과를 직접적인 연구 주제로 삼지 않은 점에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논문에 기록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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