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77년 8월 20일 발사된 무인 우주 탐사선 보이저 2호에는 과학 장비 10개가 탑재되어 있었다. 하지만 47년이라는 오랜 운영 기간 동안 일부 장비는 성능 저하와 전력 절약을 이유로 가동이 중단됐다.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는 2024년 9월 말 새로운 플라즈마 과학 장비 가동을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1977년 발사된 보이저 2호는 47년간 240억 km를 항해하며 현재 지구로부터 205억 km 떨어진 태양계를 넘어 성간 공간을 비행하고 있다. 보이저 2호는 플루토늄을 동력으로 사용하며 매년 4W씩 발전 능력이 감소하고 있다.
탑재된 과학 장비 10개 중 전력 감소로 인해 몇몇 장비는 이미 중단된 상태다. 나사 엔지니어는 남아 있는 장비 운용 시간을 최대한 연장하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취해왔다. 예를 들어 1989년 이미지 과학 시스템의 카메라를 중단했고 1991년에는 광편광계 서브시스템이 중단됐다. 1998년에는 자외선 분광계, 2007년에는 적외선 분광계 및 방사계, 2008년에는 행성 전파 천문학 장비 가동을 중단했다. 그리고 2024년 9월 26일에는 플라즈마 과학 장비 가동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현재 보이저 2호에서 가동 중인 과학 장비는 4개로 줄어들었다.
플라즈마 과학 장비 중단으로 보이저 2호는 2030년대까지 최소한 과학 장비 하나를 가동할 수 있을 만큼의 전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번에 중단된 플라즈마 과학 장비는 전하를 띤 입자로 구성된 플라즈마량과 흐름을 측정하는 장치다. 보이저 1호에도 플라즈마 과학 장비가 탑재됐지만 1980년 고장 나고 2007년에는 전력 절약을 위해 완전히 꺼졌다. 보이저 2호에 탑재된 플라즈마 과학 장비는 플라즈마 파 서브시스템이라고 불리는 별도 장치로 태양 플라즈마 방출이 성간 물질에 충격을 줄 때 발생하는 플라즈마 파 밀도를 측정할 수 있다.
이 장비는 2018년 보이저 2호가 태양계를 벗어났음을 확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플라즈마 과학 장비는 컵 4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중 컵 3개는 태양을 향해 있어 태양풍을 관측하는 데 사용됐다. 하지만 2018년 태양계를 벗어나면서 플라즈마 흐름이 크게 줄어들었고 데이터 수집 빈도가 감소해 이번 가동 중단 결정이 내려졌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