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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증가 통한 경제 성장 촉진…다단계 사기와 같다?

최근 선진국에서는 출산율 감소가 큰 문제로 여겨지고 있으며 각국이 출산율 증가를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더 많은 아이를 낳는 걸 지지하는 출산주의(프로내이털리즘)가 대두되고 있다. 출산율이 올라가면 사회보장 부담 증가나 경제 성장 정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에 대해 워싱턴 대학 인구통계·생태학 센터 사회학자인 윈 브라운 등은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출산율 증가를 목표로 하는 건 다단계 사기와 같다고 지적했다.

출산율 저하로 고민하는 유럽 국가나 동아시아 등 국가에서는 자녀가 있는 부부에 대한 세제 혜택이나 주택 수당, 불임 치료 보조금 제도와 같은 출산주의적 정책이 채택되고 있다. 이는 출산율이 개선되어 저출산 고령화 추세가 역전되면 경제 정체나 사회보장 부담 증가와 같은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전망에 기반한 것. 하지만 브라운 등은 인구통계학자나 인구 전문가로서 그런 노력이 일반적으로 불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출산율을 조작하는 건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비효율적인 수단이며 대부분 규제와 재분배를 통해 더 직접적으로 대처하는 게 적절하다며 출산율을 개선하려는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경제 성장을 위해 출산주의를 추진하는 건 잘못된 방향이라고 비판한다. 그 이유로 직접적인 국가 개입이 없다면 인구 증가로 인한 경제 성장으로 생긴 부는 이미 부유한 사람 손에 들어가 버린다는 점을 들고 있다. 인구 증가로 늘어난 노동자나 소비자는 확실히 전체 부의 증가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 부는 기존 부유층에 의해 흡수되어 버린다. 이런 관점에서 출산주의적 정책을 재검토하면 초기 투자자에게 리턴을 주기 위해 신규 참여자에 의존하는 다단계 사기와 같은 구조가 된다는 것이다.

또 출산주의적 정책은 생식 행위에 대한 정부 개입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점도 문제다. 과거 인구 증가가 사회 문제가 된 국가에서는 종종 적극적인 피임이나 낙태 추진이 인구 조절 수단으로 이용됐다. 그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는 게 중국 한 자녀 정책이지만, 비슷한 일이 우리나라 등에서도 행해졌다. 과거 피임이나 낙태를 인구 억제 수단으로 이용한 국가에서는 출산율 증가를 목표로 할 때 피임이나 낙태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는 방법이 채택되기 쉽다고 한다. 실제로 우리나라나 이란 등 피임이나 낙태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는 정책이 취해진 국가에서는 출산율을 낮추기 위해 피임이나 낙태를 추진한 과거가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60~1980년대 낙태·불임 수술이 널리 장려됐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정부는 낙태 금지에 나섰다. 2010년대가 되면서 낙태가 불법으로 여겨지는 상황을 바꾸기 위한 사회 운동이 활발해졌고 2019년에는 낙태를 금지하는 형법은 위헌이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1968년 개최된 국제인권회의에서는 커플 스스로가 출산할 자녀 수와 출산 간격을 결정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선언됐다. 인간이 생식 행위를 통제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한다면 출산율이 높을 때 뿐 아니라 낮을 때도 정부는 그 권리를 보호해야 하며 정책 입안자는 경제적·사회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생식 행위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브라운 등은 주장하고 있다.

브라운 등은 정부가 교육이나 피임, 기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그렇게 해 출산율이 낮아지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들이 진보적이고 공정한 사회에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라며 또 육아 휴가나 아동 세액 공제, 질 높은 육아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그렇게 해 출산율이 올라가기 때문이 아니라 태어나는 아이가 가능한 한 최고의 인생의 출발을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라며 육아 가정에 대한 지원은 출산율 개선을 목적으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 위에서 이런 관점에서 보면 출산주의는 단순히 인구를 늘리면 현재 직면하고 있는 사회적·경제적 문제가 해결된다는 공허한 약속을 하고 있는 게 되지만 이는 과거 빚을 갚기 위해 미래에서 빚을 지는 것과 같다며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출산율 개선을 목표로 하는 걸 비판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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