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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투자자는 어두운 성격 경향이 강하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암호화폐는 블록체인이라고 불리는 암호 기술을 이용한 전자 장부로 거래 내역이 기록되며 정부 규제 없이 익명 거래를 가능하게 한다. 최근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데 토론토 대학과 마이애미 대학 연구팀이 실시한 새로운 조사에 따르면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사람은 어두운 성격 특성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음모론이나 비주류 소셜 미디어를 사용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 등이 밝혀졌다.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디지털 통화 개념은 1980년대 등장했지만 암호화폐라는 존재가 보급된 건 2009년 비트코인이 등장한 게 계기였다. 암호화폐 시장 총자산은 현재 2.5조 달러로 추정되며 그 대부분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테더 같은 주요 가상화폐 형태로 보유되고 있다고 한다.

블록체인으로 익명 거래가 가능한 암호화폐를 사용하면 정부가 발행하는 다른 화폐 형태로는 불가능한 프라이버시와 보안 보호가 제공되며 국가 규제가 미치지 않는 경제가 실현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사람 대부분은 이런 프라이버시 측면에 주목하지 않고 암호화폐를 상품이나 서비스 구매에 사용할 수 있는 통화가 아닌 시세 변동을 이용해 이익을 얻기 위한 매체로 보는 게 실상이다. 이런 점에서 암호화폐는 현금보다는 도박용 칩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주류 권위에 대한 불신이 동기가 되어 암호화폐 투자자는 음모론을 중시하고 대안적인 정치적 경향을 가지며 과학에 대한 신뢰가 낮다고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기존 연구에서는 투자자를 특정 이데올로기로 한정하기 어렵고 암호화폐 소유자는 아나키스트, 리버테리언, 포퓰리스트 등 다양하다는 게 밝혀졌다. 다른 연구에서는 극우적 신념과 백인 우월주의와의 관계가 지적되고 있다고 말한다.

이처럼 어떤 속성 사람이 암호화폐를 선호하는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그래서 연구팀은 미국에 거주하는 성인 2,0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암호화폐를 소유하고 있는지 여부와 함께 정치적, 심리적, 사회적 특성에 대해 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을 분석한 결과 응답자 중 암호화폐를 소유하고 있는 비율은 30%였다. 암호화폐를 소유한 사람의 정치적 성향은 좌파부터 우파까지 놀랍도록 넓었지만 전통적인 정치 경향에서 벗어나 기독교 민족주의나 미국 예외주의에 집착하는 경향도 보였다고 보고됐다.

또 나르시시즘, 마키아벨리즘, 사이코패스, 사디즘 등 전형적인 어두운 성격 특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혼돈의 필요성을 반영한 척도에서도 비암호화폐 투자자와 비교해 조금 높은 점수를 보였다고 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암호화폐를 소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예측 인자는 뉴스를 SNS 등 비주류 미디어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었다고 한다. 암호화폐 소유와 관련된 그 외 특성으로는 남성이라는 점, 논쟁을 좋아한다는 점, 권위주의적 정부에 혐오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 고소득이라는 점, 피해의식이 강하다는 점 등이 언급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어디까지나 자기 보고에 기반한 것이며 조사한 인원수도 그리 많지 않아 조사 결과를 다른 대중이나 미국 이외 사람들에게도 일반화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연구팀은 각국 정부가 더 엄격하게 암호화폐를 규제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국가 주도로 암호화폐를 발행하려고 하는 지금 암호화폐의 매력을 이해하는 게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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