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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머드, 점진적 멸종 아니라 갑자기…

매머드 대표적인 종인 털 매머드(Mammuthus primigenius)는 1만 4,000~1만 년 전에 대부분 개체군이 멸종했지만 일부 개체군은 이후로도 수천 년 동안 생존했으며 북극해에 떠 있는 브랑겔섬 개체군은 약 4천 년 전까지 생존했다는 게 알려져 있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브랑겔섬 개체군이 유전적 다양성 부족으로 인해 점진적으로 멸종한 게 아니라 미스터리한 사건으로 인해 갑자기 멸종했다는 게 밝혀졌다.

털 매머드는 30만~1만 년 전까지 유럽과 아시아, 북아메리카의 평원에 서식했지만 온난화로 인해 북방 지역 얼음이 녹으면서 서식지가 축소됐다. 이로 인해 유라시아 대륙 매머드는 1만 년 전 멸종했지만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본토에서 분리된 섬에서는 소수 개체군이 이후에도 계속 생존했다는 게 밝혀졌다.

그 중에서도 브랑겔섬 개체군은 수천 년간 고립된 채로 200세대 이상 존속했으며 멸종 시기는 이집트에서 기자 대피라미드가 건설된 시기보다도 더 최근인 4,000년 전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매머드 마지막 개체군이 멸종한 이유는 불분명했지만 수천 년 동안 고립되어 있던 개체군의 유전적 다양성 부족으로 인해 유전적 원인으로 멸종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여겨졌다.

스웨덴 고유전학센터 연구팀은 털 매머드 21마리 게놈을 분석해 멸종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연구했다. 연구 대상이 된 털 매머드는 브랑겔섬 털 매머드 14마리, 유라시아 대륙 털 매머드 7마리로 각 개체가 살았던 시대는 멸종 전 5만 년간에 걸쳐 있었다고 한다.

분석 결과 브랑겔섬 털 매머드는 개체 수가 가장 적었을 때 단 8마리까지 감소해 멸종 위기에 처했지만 이후 20세대 이내에 200~300마리까지 회복했다는 게 밝혀졌다. 이 개체군은 근친교배 징후를 보였으며 유전적 다양성이 낮다는 것도 알게 됐다.

하지만 브랑겔섬 털 매머드 유전자에 축적된 돌연변이는 경도에서 중등도 해를 끼치는 정도였으며 극도로 해로운 돌연변이는 오래 지속되지 않고 축적되지 않았다는 것도 밝혀졌다. 전체적으로 브랑겔섬 털 매머드의 유전적 다양성은 계속 감소하고 있었지만 그 감소 정도는 완만했으며 멸종한 4,000년 전 시점에서도 멸종할 정도 문제는 없었다고 보고됐다.

연구팀은 어떤 개체가 극도로 해로운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는 경우 해당 개체는 기본적으로 생존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런 돌연변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집단에서 사라진다며 한편 털 매머드는 멸종할 때까지 경미한 해를 끼치는 돌연변이만 축적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제 브랑겔섬 개체군이 단순히 너무 적어서 유전적인 이유로 멸종할 운명이었다는 생각을 자신 있게 부정할 수 있다며 다시 말해 털 매머드를 죽인 건 어떤 무작위적인 사건이었으며 만일 그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털 매머드는 오늘날까지 살아남았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연구팀은 털 매머드가 특정 종이 개체군 병목 현상을 경험했을 때 유전적 관점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하는 데 훌륭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오늘날 자연 보호 프로그램에 있어 중요한 건 개체 수를 다시 적정 규모로 되돌리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며 적극적이고 유전적으로 개체군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유는 개체 수 감소로 인한 게놈에 대한 영향이 6,000년 이상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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