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구조에 대해선 계속 팽창하는 열린 우주, 수축하는 닫힌 우주, 팽창도 수축도 하지 않는 평탄한 우주 등 다양한 설이 있지만 어느 게 맞는지 아직 분명하지 않다. 이렇게 우주 구조에 대해 국제 연구팀(COMPACT Collaboration)이 우주 구조는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보다 복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지난 4월 발표했다.
우주는 빅뱅으로 탄생한 후 급속히 팽창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이후에도 팽창을 계속하는 우주의 미래 모습으로는 계속 무한히 확장되는 열린 우주 설과, 일정 질량까지 팽창한 뒤 수축하는 닫힌 우주 설이 있고 우주 질량이 일정해져도 수축하지 않고 크기를 유지하는 평탄한 우주 설도 있다.
한편 우주 전체 모습은 빅뱅이 일어난 그 순간 양자 과정 그러니까 원자보다 작은 영역에서의 구조 형성 과정에 따라 결정됐다고 본다. 다르게 말하면 우주 형태 그러니까 우주 위상을 특정할 수 있다면 초기 우주 모습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연구자는 우주를 관측해 그 실마리를 찾고 있다. 우주 위상 연구에서 중요시되는 건 우주 탄생 38만 년 때 방출된 광자인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복사(Cosmic Microwave Background : CMB)다. CMB는 빅뱅의 남은 불꽃이라고도 불리며 CMB를 관측하면 우주 구조를 추측할 수 있다고 여겨진다. 2018년 유럽 우주국 ESA가 CMB 관측위성 플랑크 상세 관측 데이터를 공개하면서 우주 구조 해명에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유력한 우주 위상설 중 하나는 우주는 토러스 구조라는 것이다. 토러스 구조는 도넛 모양을 말하며 옛날 RPG게임처럼 상하좌우 모든 방향에서 고리가 닫혀 있는 게 특징이다. 만일 우주가 토러스 구조라면 CMB 관측 데이터에 완전히 동일한 CMB 특징을 지닌 지점이 여러 곳 나타날 텐데 플랑크 등 대규모 관측 프로젝트에서도 해당 데이터를 발견하지 못했다.
고리 구조는 단순한 토러스 뿐 아니라 직육면체를 꼬아 고리 만든 구조 등 다양하게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17가지 고리 구조에 대해 우주가 각 구조에 부합할 가능성을 검토했다. 그 결과 우주가 복잡한 고리 구조라면 같은 우주 영역이라도 고리 순환 뒤에는 모습이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다시 말해 완전히 동일한 CMB 특징 지점을 찾는 기존 방법으로는 고리 구조를 놓칠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앞으로도 우주 위상 규명을 위해 고리 구조 분석을 계속할 예정이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