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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폴리 vs 안티 모노폴리간 전쟁사

주사위를 굴려 보드판을 돌아다니며 부동산 거래를 하고 자산을 늘리는 걸 목적으로 하는 보드게임 모노폴리는 20세기 초 미국에서 탄생했다. 모노폴리는 미국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인기 있는 보드게임으로 발전했지만 이면에는 샌프란시스코 주립대학 경제학 교수인 랄프 안스팍(Ralph Anspach)이 만든 안티 모노폴리라는 복제 제품과의 전쟁이 있었다.

1973년 안스팍이 고안한 안티 모노폴리 역시 주사위 형식을 취했다. 하지만 부동산 등 자산을 사서 다른 플레이어에게 가계 요금을 부과하는 모노폴리와 달리 안티 모노폴리에선 독점 기업에 지배된 시장을 자유 시장 체제로 돌려놓기 위해 독점 기업을 기소해야 한다. 독점 금지법을 위반한 기업을 기소하고 와해시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

안스팍이 안티 모노폴리를 고안한 이유는 1970년대 초 석유 파동으로 소비자가 고통 받는 와중에서는 모노폴리를 즐기기 어렵다고 느꼈기 때문. 이런 사회 분위기에서 안티 모노폴리는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고 당시 안티 모노폴리를 생산하던 맨카토(Mankato)는 주문이 생산 능력을 넘어서는 사태에 빠졌다. 당시 맨카토와 거래하던 사업가는 당시 맨카토에선 안티 모노폴리 때문에 큰 소동이 벌어졌다며 그들은 이를 생산할 수 있다는 사실에 큰 기쁨을 느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모노폴리 측은 이런 상황을 인정하지 않았다. 1935년 모노폴리 상표권을 고안자 찰스더로에게서 사들인 파커브라더스(Parker Brothers)는 1968년 식품회사 제너럴밀스 자회사가 됐다. 1974년 초 제너럴밀스 경영 하에서 파커브라더스는 안스팍에게 안티 모노폴리라는 보드게임명을 바꿀 걸 요구했다. 하지만 안스팍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파커브라더스는 상표권 침해로 안스팍을 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에 고소해 안티 모노폴리는 모노폴리 상표권을 침해했다는 판결을 이끌어냈다.

판결이 내려진 1977년까지 안티 모노폴리는 41만 부가 팔렸지만 이 판결에 따라 1977년 7월 5일 맨카토는 미판매 안티 모노폴리 4만 부를 미네소타주 매립지에 폐기했다. 당시 지역지는 안티 모노폴리 4만 부가 트럭에 실려 왔다며 이미 포장된 것도 있었고 박스에서 꺼낸 상태도 있었다며 이들 제품은 모두 매립지로 가서 불도저로 쓰레기 더미에 묻혔다고 전했다.

이후에도 소송은 계속됐고 1980년에는 곧바로 안티 모노폴리를 폐기하라는 안스팍에 대한 판결이 번복됐다. 이를 기념해 안스팍은 1977년 매립된 안티 모노폴리 상자를 발굴하려 했지만 추운 영하 날씨에 6시간 동안 작업했으나 결국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안스팍에 대한 바람이 역전된 이유는 1935년 다로에게서 구입한 모노폴리 자체가 1904년 리지 매기가 특허 받은 지주 게임에서 강한 영향을 받았다는 점이 법원에서 인정되었기 때문. 이후 소송에서 안스팍은 파커브라더스와 합의해 안티 모노폴리 명칭 사용 허가를 얻어냈다. 이후 맨카토는 안티 모노폴리 2라는 개정판을 발행했고 현재 안티 모노폴리는 샌프란시스코 소재 유니버시티게임즈에서 판매되고 있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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